정치

“음악으로 하나 된 남과 북의 목소리”…남북하나재단, 첫 합창 경연대회 열어

권하영 기자
입력

남북 주민이 음악을 매개로 마주하는 새로운 통합 실험이 시작됐다. 남북 주민이 함께 구성한 합창단들이 한 무대에 오른 합창 경연을 두고, 정부와 민간이 추진해 온 탈북민 정착 지원 정책에 새로운 문화 교류 모델이 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북하나재단은 6일 서울 강서구 남북통합문화센터에서 남북 주민이 함께하는 제1회 통 큰 울림 합창대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재단은 북한이탈주민 지원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으로, 이번 대회는 탈북민과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한 합창 경연 형태로 진행됐다.

남북하나재단은 탈북민과의 소통을 촉진하고 사회 통합과 상호 인식을 넓히기 위해 지난달 예선전을 실시해 본선에 오를 10개 합창단을 선발했다. 남북 주민이 한 팀을 이룬 합창단, 지역 커뮤니티 기반 합창단 등이 참가해 서로 다른 경험과 문화를 무대 위 화음으로 풀어냈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대상인 통일부 장관상은 하나합창단이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너와 나 우리 팀, 우수상은 더울림 팀이 각각 받았다. 통일부 장관상이 걸린 대상 수상팀 선정에는 무대 완성도와 남북 주민 간 화합 메시지가 비슷한 비중으로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합창단 허용림 단장은 수상 소감에서 음악을 통한 남북 교류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이질감을 넘어 음악으로 하나 될 수 있는 문화의 장이 열려 감격스럽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오늘이 올해 가장 따뜻한 하루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연 성적을 떠나 참가자들이 무대를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통합 경험이 됐다는 취지다.

 

남북하나재단은 그동안 직업훈련, 정착 지원, 상담 사업 등을 중심으로 탈북민 지원을 펼쳐 왔다. 그러나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남북 주민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접점을 넓히는 방향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합창을 선택한 것도 연령과 세대를 아우르면서 참여 장벽이 비교적 낮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남북 관계 경색 국면에서도 인도적 지원과 주민 간 교류의 통로는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통일부 산하 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이 마련한 합창대회는 제도권 남북대화가 멈춰선 상황에서 풀뿌리 수준의 상호 이해를 쌓는 상징적 시도로 읽힌다.

 

다만 남북 교류 행사의 정치적 부담과 예산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존재한다.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문화·교류 사업의 실효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장기적 관점에서 사회 통합 기반을 닦는 데 필요한 투자라는 주장도 맞선다.

 

남북하나재단은 통 큰 울림 합창대회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관계자들은 합창단 참여 저변을 넓히고 지역별 순회 개최 가능성도 내부 논의에 올려놓은 것으로 전했다. 정부와 재단은 남북 주민이 함께하는 문화 프로그램을 확대해 탈북민 정착 지원과 사회 통합 정책의 저변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권하영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남북하나재단#통일부#하나합창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