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협력 강화로 정상외교 뒷받침"...우원식, 우즈베키스탄 상원의장과 회담
의회 외교를 둘러싼 경쟁 구도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잇는 순방에 나서며 여야를 막론한 외교 무대 확장전이 예고되고 있다. 공급망과 미래산업을 둘러싼 국제 협력 구도 속에서 국회 외교의 비중도 커지는 분위기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5일 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탄질라 나르바예바 상원의장과 회담을 갖고 양국 의회 협력과 경제·미래산업·교육 등 분야의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고 국회의장실이 전했다. 이번 면담은 우 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중앙아시아를 찾은 일정으로, 향후 한·우즈베키스탄 관계 전반을 의회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우 의장은 회담에서 역사적 인연을 먼저 꺼냈다. 그는 "역사적으로 조국을 위해 많은 희생과 헌신을 한 고려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인연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회 간의 긴밀한 협력 관계가 정부 간 정상외교로 이어지는 것은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회 외교가 정상 간 협력의 기반이 된다며 국회 차원의 역할을 부각한 셈이다.
구체 협력 분야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우 의장은 "철도·공항 등 인프라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점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앞으로 보건·제약·교육 등 미래지향적 분야에서도 양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인프라 협력의 성과를 기반으로 첨단 산업과 인적 교류 분야까지 파트너십을 넓히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특히 공급망 협력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우 의장은 "작년 6월 체결한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약정을 토대로 핵심 광물 및 공급망 관련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이 보유한 자원과 한국의 제조·기술 역량을 연계해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공동 대응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탄질라 나르바예바 상원의장은 한국과의 협력 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의 기술력과 축적된 경험은 우즈베키스탄의 개혁·발전 전략에 중요한 자산"이라며 "보건·교육·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확대의 여지가 크다"고 화답했다. 양국 의회 간 협력을 제도적 기반으로 삼아 정부 간 협력 프로젝트를 보다 촘촘하게 추진하자는 인식이 공유됐다는 평가다.
우 의장은 회담에 앞서 우즈베키스탄 독립 30주년을 기념해 조성된 양기 우즈베키스탄 공원 독립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고려인과 우즈베키스탄의 역사적 관계를 상징하는 공간을 찾은 행보는, 경제·산업 협력 못지않게 인도적·역사적 연대의 의미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우 의장은 이날부터 20일까지 우즈베키스탄과 튀르키예를 공식 방문한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제3차 한·중앙아시아 국회의장회의에 참석해 지역 국가들과의 의회 차원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튀르키예로 이동해 누만 쿠르툴무쉬 국회의장 등을 만나 양국 간 경제·안보·의회 교류 확대 방안을 폭넓게 협의할 계획이다.
국회 안팎에서는 이번 순방이 공급망 재편, 에너지·핵심 광물 확보, 신흥시장 개척 등 대외 현안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 외교 채널을 통해 정부의 경제·외교 전략을 보완하고, 유라시아 지역에서 한국의 외교 공간을 넓히려는 시도로 평가되는 이유다. 정치권은 한·중앙아시아 국회의장회의와 튀르키예 의회 지도부 면담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국회는 향후 회기에서 관련 협력 사업의 제도적 뒷받침 방안 논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