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시험 이미지 AI 혁신”…엘리스그룹·현대차, 연구 효율화→현장 적용 가속
인공지능 교육 설루션 기업 엘리스그룹이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와 협력해 차량 충돌 시험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검색·관리하는 제조 현장 특화 이미지 AI 설루션을 구축했다고 9일 밝혔다. 양측은 충돌 시험 현장에서 생성되는 대량의 이미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하는 통합 서비스를 개발해, 연구자들이 보다 신속하게 시험 결과에 접근하고 품질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개발 과정에서 안전성 검증의 핵심 단계인 충돌 시험을 데이터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엘리스그룹은 딥러닝 기반 이미지 분류·검색 모델을 설계한 뒤, 시험 목적과 사용 환경에 맞춰 여러 모델을 조합해 하나의 통합 프로그램으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시험 유형, 충돌 각도, 속도 조건, 손상 부위 등 다양한 속성을 반영해 이미지를 분류하고, 연구자가 필요로 하는 조건을 검색어로 입력하면 해당 이미지와 유사한 사례를 빠르게 찾아주는 구조로 알려졌다. 특히 제조 현장 특성에 맞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데이터 구조를 적용해, 연구원과 엔지니어가 별도 IT 전문 인력의 도움 없이도 충돌 시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분석된다.

보안과 데이터 주권을 중시하는 자동차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이 채택된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엘리스그룹은 모듈형 보안 체계를 도입해, 학습 데이터와 모델, 서비스 운영 영역을 각각 분리해 관리함으로써 외부 유출 위험을 낮췄다고 밝혔다. 민감한 차량 설계 정보와 시험 결과가 외부 클라우드나 개방형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기업 내부 인프라에서 학습과 운영이 이뤄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최근 제조업 전반에서 확산되는 온프레미스·프라이빗 AI 도입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충돌 시험 이미지 분류 정확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상용 AI 모델이 아닌 맞춤형 재학습 전략을 채택한 점도 주목된다. 엘리스그룹은 공인 기관에서 축적한 충돌 시험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을 다시 학습시켜, 실제 차량 시험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성능을 최적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약 60여 종류에 달하는 다양한 시험 이미지를 98퍼센트 이상 정확도로 분류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는 시중 범용 이미지 인식 모델이 복잡한 손상 양상이나 시험 조건 차이를 세밀하게 구분하는 데 한계를 보였던 문제를 극복한 사례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충돌 시험 이미지 AI가 단순한 연구 지원 도구를 넘어, 향후 안전 설계 최적화와 시험 프로세스 자동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지 분류와 검색 체계가 정교해질수록, 제조사는 과거 시험 데이터와 현재 개발 중인 차량 정보를 교차 분석해, 설계 단계에서부터 사고 유형별 취약 부위를 미리 예측하고 보강 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자율주행,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배터리 보호 구조 등 고도의 안전 기술이 요구되는 전동화 차량 시대에, 충돌 시험 데이터의 체계적 관리와 AI 기반 분석 역량은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자동차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이 보다 정밀한 전문 영역으로 깊숙이 스며드는 징표라고 분석한다. 시험장 현장에서 생성되는 대용량 이미지와 센서 데이터가 AI 시스템을 통해 구조화될 경우, 설계, 시험, 품질, 양산 전 과정에서 데이터 순환 구조가 강화되고, 기업의 연구 개발 의사결정 속도와 정확도가 동시에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엘리스그룹과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의 협업 성과가 향후 충돌 시험 이외 영역, 예를 들어 내구 시험, 도장 품질 검사, 생산 라인 비전 검수 등으로 확장될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의 AI 활용 범위는 한층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