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틱톡서 K스킨케어 폭발 성장”…틱톡, K컬처 비즈니스 선순환 구축

한지성 기자
입력

숏폼 플랫폼 틱톡이 K컬처와 결합하며 디지털 콘텐츠 소비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음악·뷰티·스포츠·출판 등 전방위 산업에서 해시태그를 매개로 한 추천·참여형 소비가 확산되며, 플랫폼이 곧 마케팅 채널이자 커머스 인프라로 기능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틱톡이 음악 스트리밍 중심이던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참여·거래 융합형’ 구조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틱톡은 18일 ‘이어 인 뮤직 2025’를 통해 올해 한국 이용자에게 가장 사랑받은 노래 상위 10곡을 공개했다. 1위는 지난해 10월 발매된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싱글 APT로 선정됐다. 이어 제니 like JENNIE, 보이넥스트도어 오늘만 I LOVE YOU, 아이브 레벨 하트 등이 이름을 올렸다. 틱톡은 이번 집계를 자사 내 음악 소비 데이터와 챌린지·해시태그 확산 추이를 분석해 도출했다.

특히 아이브는 레벨 하트와 함께 진행된 ‘폭주기니’ 챌린지를 통해 틱톡 안에서 팬 행동 데이터와 글로벌 확산 경로를 동시에 확보했다. 해당 챌린지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 남미, 유럽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월드 투어 공연 장면이 팬들의 숏폼 콘텐츠로 재가공되며 다시 팬덤을 키우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아이브 공식 틱톡 계정 팔로워 수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플랫폼 기반 참여가 곧 글로벌 팬덤 지표로 연결되는 전형적인 K팝 데이터 사이클이 구현된 셈이다.

 

신예 그룹 코르티스는 데뷔 앨범 인트로곡 GO를 활용한 챌린지를 통해 데뷔와 동시에 전 세계 이용자와 접점을 만들었다. 팬들이 안무를 각자 스타일로 재해석해 올리는 ‘리믹스형 참여’가 이어졌고, 이는 신인에게 필요한 알고리즘 추천량과 글로벌 노출을 동시에 확보하는 수단이 됐다. 코르티스는 이런 반응을 바탕으로 틱톡 어워즈 글로벌 루키상을 수상하며 첫해부터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했다.

 

같은 날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2025 틱톡 미디어 데이에서 틱톡은 신뢰·안전 기술 투자와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지원, K컬처 글로벌 확산 데이터를 공개했다. 틱톡은 청소년 계정 생성 단계에서부터 연령별 보호 장치를 기본 적용하고, 보호자가 자녀의 이용 환경을 관리할 수 있는 패밀리 페어링 기능을 고도화했다고 설명했다. 연령 확인·사용시간 제어·콘텐츠 노출 범위 설정 등을 통합한 관리 환경을 제공해 플랫폼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양수영 틱톡 동북아 신뢰안전팀 파트너십 매니저는 틱톡이 신뢰와 안전 분야에 연간 20억 달러, 약 2조8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예산은 인공지능 기반 유해 콘텐츠 탐지 기술 개발과 대규모 콘텐츠 심사 인력 운영, 데이터 관리 인프라 확충 등에 사용된다. 글로벌 숏폼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틱톡은 알고리즘 고도화만큼이나 콘텐츠 필터링 정밀도를 핵심 차별 요소로 삼는 모습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메티 린 틱톡코리아 글로벌 비즈니스 솔루션 제너럴 매니저는 K컬처 확산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강조했다. 틱톡 내에서 제품이 숏폼 콘텐츠를 통해 ‘발견’되고, 크리에이터 및 브랜드 계정의 쇼핑 기능을 통해 ‘구매’로 이어진 뒤, 구매 후기가 다시 숏폼으로 ‘확산’되도록 설계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콘텐츠 소비와 구매를 같은 화면 안에서 처리하면서 전환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로 보인다.

 

이 같은 구조는 K뷰티와 뷰티테크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틱톡이 한국을 포함한 70여 개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생성된 K컬처 핵심 해시태그 게시물의 절반가량이 최근 1년 사이에 집중됐다. 특히 K스킨케어 관련 해시태그는 최근 1년 비중이 60퍼센트에 달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국내 화장품·피부과학 기업들이 틱톡을 글로벌 제품 테스트베드이자 실시간 리뷰 채널로 활용할 여지가 커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플랫폼 안에서 크리에이터를 ‘산업 파트너’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정재훈 틱톡코리아 운영 총괄은 크리에이터 교육 프로그램, 대규모 온·오프라인 행사,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역량 강화와 웰빙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 노출 경쟁에 치우친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 창작을 유도하려면 안정적인 수익 모델과 건강 관리, 저작권·브랜드 협업 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스포츠·미디어 산업과의 연계도 확대되고 있다. 틱톡은 KBO와 K리그 등 프로 스포츠 리그와 함께 팬 참여형 콘텐츠를 제작해 경기 하이라이트, 응원 문화, 선수 일상 콘텐츠를 숏폼으로 재구성했다. 또 틱톡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음악과 캐릭터, 예능 포맷 등 지식재산을 재활용하며 2차 콘텐츠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 기존 방송·출판·뉴스 산업이 숏폼 포맷을 전제로 한 IP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스·시사 콘텐츠의 숏폼화는 특히 미디어 업계에 영향을 준다. 복잡한 사회 이슈를 15초에서 1분 이내 콘텐츠로 요약하는 형식이 확산되면서, 기존 미디어는 신뢰성과 속도·간결성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틱톡은 자사 플랫폼 내에서 사실 검증 파트너와 협업하고, 정치·선거 관련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등 거버넌스 강화를 병행하고 있지만, 알고리즘 기반 추천 구조 특성상 허위 정보 확산 리스크도 상존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콘텐츠 트렌드 측면에서는 ‘북톡’으로 불리는 도서 중심 참여형 콘텐츠의 부상이 눈에 띈다. 틱톡에 따르면 북톡 해시태그 영상 수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기준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책 추천, 한 줄 리뷰, 책 속 문장 읽기 등 다양한 포맷이 등장하며 출판사와 서점, 작가들이 틱톡을 주요 홍보 채널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인기 북톡 콘텐츠를 타고 오래된 도서의 판매량이 다시 뛰는 사례도 나오며, 알고리즘이 구간도서 수명까지 연장시키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정재훈 총괄은 틱톡에서 형성된 독서 트렌드가 오프라인 출판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플랫폼이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이용자의 취향과 문화 전반을 조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콘텐츠 소비 데이터가 곧 출판·음악·뷰티 업계의 상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으로 환류되는 구조로, AI 추천 시스템과 크리에이터 네트워크가 새로운 수요예측 도구로 작동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틱톡의 행보가 글로벌 플랫폼 규제 환경과도 맞물려 있다고 본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데이터 보호와 청소년 보호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연 20억 달러 규모의 신뢰·안전 투자는 틱톡이 규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사업 확장을 지속하기 위한 방어벽이라는 평가다. 동시에 K컬처·K뷰티·출판·스포츠까지 걸친 융합 생태계가 플랫폼 안에서 성장하는 만큼, 각 산업은 플랫폼 의존도 관리와 자체 채널 강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틱톡은 신뢰와 안전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플랫폼 환경 위에서 크리에이터와 브랜드, 문화가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국 기업·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틱톡이 구축하는 참여형 콘텐츠·커머스 인프라가 실제 시장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그리고 각 영역에서 플랫폼 의존과 자립 사이 균형점을 어디에 두게 될지 주시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틱톡#로제#브루노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