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미 협력 새 단계로” 박윤주 외교차관, 중미 6개국과 개발 협력 논의
외교 현안과 개발 협력을 둘러싼 외교전이 중미 지역에서 전개됐다. 외교부가 중미 국가들과의 협력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북한 문제에 대한 국제 공조를 재확인하는 구도다. 숫자로 드러난 교역 규모보다 전략적 입지가 부각되면서, 향후 대중남미 외교의 방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부는 12일 외교부 1차관 박윤주가 파나마에서 열린 제5차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 참석을 계기로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 중미 6개국 차관과 연쇄 양자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회담은 각국과 개별로 진행됐으며, 양자 관계와 역내 현안을 포괄적으로 다뤘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차관은 각국 차관들과의 회담에서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중심 의제로 제시했다. 그는 통상과 투자, 기반 시설, 개발 협력 등 구체 분야를 나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미 지역의 인프라 수요와 한국의 개발 경험을 연계하는 형태의 협력 모델이 집중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박 차관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강화를 중점 과제로 제기했다. 유엔과 다자개발은행, 지역기구 등에서의 공조 필요성을 언급하며,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 디지털 전환 등 공통 의제에서의 협력을 당부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중견국 간 연대 확대를 통해 글로벌 현안 대응력을 높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박 차관은 중미 국가들이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을 지지해온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그는 중미 6개국 차관들에게 북한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요청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대북 제재 이행과 유엔 무대에서의 입장 조율 등 실질적 협력이 이어지도록 우군 외교를 강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이번 연쇄 회담이 중미 6개국과의 양자 채널을 정비하고, 개발 협력을 포함한 실질 협력 사업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세부 사업과 재원 규모 등은 각국과의 후속 협의를 통해 조율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중미를 거점으로 한 교역·투자 확대뿐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 법치 등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 강화라는 측면에서 이번 회담의 의미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대미 관계와 연동된 중미 외교의 특성상, 한미 협력과도 맞물린 입지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는 한중미 특별 라운드테이블과 양자 회담에서 논의된 의제들을 토대로 후속 협의 일정을 조율할 방침이다. 정부는 향후 장관급 교류와 개발 협력 사업 발굴을 병행해 중미 국가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단계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