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매각설에 선 그었다”…카카오, 카카오엔터 주주변경 중단 공식화
카카오가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주주구성 변경, 즉 매각 추진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업계의 ‘11조원 몸값’이 거론되던 카카오엔터가 단기 지분 매각 대신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사업 내실 다지기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번 발표는 카카오의 성장 전략과 기업 구조 재편 움직임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받아들여진다.
카카오는 7일 한국거래소 공시를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주주구성 변경을 논의했으나, 이에 대한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다각도를 검토했으나, 기존 전략을 유지한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최근 불거진 카카오엔터 매각 논의는 공식적으로 한 걸음 물러나게 됐다.

여기에는 시장 불확실성, IPO(기업공개) 지연,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산업 내 경쟁 격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엔터는 웹툰·음악·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 중심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앞세워 지난해 11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나, 실질적인 IPO 추진은 수차례 난항을 겪었다. 매각설이 부상한 배경에는 이같은 성장전략의 수정 필요성과 투자회수(엑시트)를 노리는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교차했다.
특히 이번 결정으로 카카오는 당분간 카카오엔터의 해외 성장, IP(지식재산) 플랫폼 확장 등 원천적 경쟁력 강화에 좀 더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글로벌 성과 창출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은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카카오엔터는 최근 미국, 일본 등지에서 현지화한 웹툰·드라마 등 신사업 투자를 늘려 왔다.
국내외 테크·콘텐츠 산업에서는 올해 들어 글로벌 빅테크의 구조조정, 콘텐츠 사업 모빌리티 강화 등 대형 M&A와 거버넌스 개편이 잇따르고 있다. 네이버, CJ그룹 등 국내 유관 기업 역시 글로벌 시장 확대와 투자형 파트너십, IPO 병행 전략에 속도를 내면서 당분간 ‘키 플레이어’ 간의 사업 재편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카카오가 콘텐츠 비즈니스의 단기 환금보다는 산업 생태계 내에서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한다. IT·바이오 업계는 카카오가 카카오엔터를 베이스로 향후 글로벌 플랫폼 경쟁에서 어떤 전략 변화를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