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업 해외진출 금융허브”…한국씨티, 서밋 열어 파트너 전략 부각
AI와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글로벌 성장 전략을 본격 모색하는 가운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은행권이 이들의 자금 조달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이 개최한 코리아 디지털 리더스 서밋 2025는 국내 대표 테크 기업 경영진을 한자리에 모아 거시경제 전망부터 실시간 자금 관리, 국경 간 송금 인프라까지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업계에서는 고금리와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행사가 디지털 기업과 글로벌 금융사의 협력 구조를 재정비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씨티은행은 3일 서울 강남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국내 주요 디지털·테크 기업 경영진을 초청해 코리아 디지털 리더스 서밋 2025를 열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씨티그룹이 전 세계 디지털 플랫폼 기업과 함께 진행해 온 글로벌 디지털 리더스 서밋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에서는 2019년 첫 개최 이후 올해로 5회째다.

행사에는 AI와 이커머스를 포함한 국내 디지털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인사가 발표자로 참여했다. 퓨리오사AI 정영범 상무, 뤼튼테크놀로지스 김태호 공동창업자, 무신사 최영준 최고재무책임자가 나서 각 사의 비즈니스 전략과 디지털 전환 방향을 공유했다. 고성능 AI 반도체, 생성형 AI 기반 콘텐츠 생산, 온라인 패션 플랫폼 비즈니스 등 서로 다른 영역의 디지털 비즈니스가 금융과 연결되는 지점을 논의한 셈이다.
한국씨티은행 내부 발표도 디지털 산업에 특화된 금융 인프라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진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과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을 다각도로 분석해, 자본 조달과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하는 디지털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거시 변수와 리스크를 제시했다. 특히 금리 흐름, 환율 변동, 글로벌 성장률 전망이 국내 디지털 기업의 해외 매출과 밸류에이션에 미칠 영향을 짚었다.
이인준 기업금융상품그룹 부부장은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실시간 자금 관리와 글로벌 송금 솔루션을 소개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구독형 서비스, 앱 내 결제, 클라우드 기반 B2B 거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24시간 다국적 자금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전 세계 180여 개국 네트워크를 앞세워 디지털 기반 기업의 성장 단계별 금융 수요를 지원하겠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스타트업부터 유니콘, 상장사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성장 국면에 따라 필요한 운전자금, 글로벌 계좌 구조, 현지 통화 관리, 대규모 해외 투자 실행 등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솔루션 역량을 기반으로 국내 디지털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기회를 발굴하고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핵심 금융 파트너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AI와 플랫폼 기업의 글로벌 확장이 빨라지는 만큼, 이러한 금융·네트워크 지원이 실제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서밋을 계기로 디지털 기업과 글로벌 금융사의 협력이 어떻게 구체적 사업 성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