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개혁 내세운 정청래, 충청권 경선서 62.77% 압승”…민주당 당심 개혁 노선 강화
강경한 개혁 노선을 둘러싼 격돌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의 첫 순회 경선에서 정청래 후보가 압승을 거두며, 양당 지도부 박빙 대결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당심 지지율에 덧붙여 권리당원들이 던진 표심까지 겹치며 향후 경선 레이스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19일 더불어민주당이 충청권 권리당원을 상대로 실시한 첫 순회 경선에서 ‘강력한 개혁 리더십’을 강조해온 정청래 후보는 62.7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맞선 ‘안정적 리더십’의 박찬대 후보는 37.23%에 머물렀다. 두 후보 간 득표율 격차는 25.54%포인트로, 최근 한국갤럽이 7월 18일 발표한 민주당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정청래 47%, 박찬대 34%)보다 확대됐다.

정청래 후보는 이날 투표 결과에 관해 “저도 조금 놀랐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는 경선 연설에서 “검찰, 언론, 사법 3대 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겠다”며 개혁 완수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며 “국민의힘의 발목잡기에 절대 끌려다니지 않겠다”고도 했다.
정청래 후보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위원장 활동을 하며 보여준 추진력이 권리당원 표심을 견인했다는 해석이 당내에서 나온다. ‘당 대포’ 이미지를 앞세운 강한 개혁 드라이브가 이번 경선 초반 판세를 주도했다는 평가다.
박찬대 후보는 출마 선언이 다소 늦었지만, 점차 당내 지지세가 따라붙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날 충청권 표심은 그와는 달리 정 후보 우위로 결론났다. 박 후보는 “안정적 리더십”이나 “협치” 기조로 야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했으나 중원 당심 공략에는 고전했다.
박찬대 캠프 측 관계자는 “거의 5대 5, 내지 역전을 기대했는데 의외의 결과”라고 평했다. “충청 한 지역의 표심이지만, 개혁에 대한 당원 요구가 크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분석하면서, “앞으로 박 후보 역시 개혁성을 강조하고 대의원, 조직 기반에서 우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선 과정에서 두 후보는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의 의중) 수임자를 자처하며 신경전을 벌였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이기는 편이 내 편’이라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표심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청래 후보 측은 이날 승리를 기반으로 20일 영남권을 비롯한 후속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우위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당내에서는 ‘밴드웨건 효과’에 기대를 걸며, 권리당원 표를 기반으로 대의원과 일반 국민 투표에서도 지지세 확장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천 명(민주당 지지층 46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 오차는 ±4.6%포인트다.
8·2 전당대회로 향하는 민주당 경선은 이제 영남권·수도권 순회와 대의원, 일반 국민 투표를 남겨두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당심이 결정적 영향력을 갖는 만큼, 정청래 후보가 굳힌 개혁 강세 기조가 이어질지, 박찬대 후보의 전략 전환이 반전을 이끌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