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인사 전 내란재판 처리 신뢰”…천대엽, 법원 독립성 강조하며 신속 절차 촉구

내란 수괴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을 둘러싸고 국회와 법원이 충돌했다. 재판부의 진행 속도 및 판사 개인 비위 의혹을 두고 각종 논란이 재점화된 가운데,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직접 국회에 출석해 입장을 밝혔다. 재판 지연을 둘러싼 우려와 사법부 독립성 간 긴장이 정국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수괴 혐의 사건의 1심 재판에 대해 “해당 재판부가 국민이 지켜보는 중요한 재판이라 인사이동 전에 반드시 처리한다는 입장을 누누이 밝혔고, 저희도 그렇게 믿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천 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지귀연 판사가 재판을 지연시키며 내란 수괴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고 지적하자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천 처장은 “관련 사건 재판이 결론을 떠나서 국민을 위해서라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신속하게, 지연된 정의가 되지 않도록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든 법관이 공감하고 있으리라 믿는다”고 답했다.

아울러 천 처장은 “국민을 위해 사법이 존재하고, 국민 주권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는 것을 모든 법관이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며 재판의 신속성과 공정성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천 처장은 “해당 재판과 같은 유형의 재판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중앙지법뿐 아니라 법원행정처에서도 여러 물적·외적 지원은 계속하고 있다”며 “그것을 넘어서서 개별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한계를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황정아 의원이 “지 판사가 가벼운 언행으로 재판을 동네 시장 흥정하듯 진행한다”고 비판하자, 천 처장은 “개별 재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지귀연 판사가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과 룸살롱 출입 의혹 제기 전후로 휴대전화를 교체한 정황에 대해, 천 처장은 “확인하지 않았다”며 “사법행정이 개인 사생활에 대해 관여하면 그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기에 다른 절차를 통하지 않고 직접 개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윤리감사실의 감사 진행과 관련해선 “윤리감사실은 독립된 기관이고 지금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국민이 주시하는 사안인 만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참고해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오동운 공수처장 역시 황 의원의 휴대전화 교체 등 추가 수사 요구에 “그런 부분에 대해 주시하고 참고하면서 수사하고 있다”며 관련 동향을 언급했다.

사법 신뢰를 둘러싼 여야 충돌이 고조되는 가운데, 법원과 수사기관 모두 신속한 절차 및 독립성 보장을 강조하고 있다. 국회와 정치권의 압박 속에서 재판부의 최종 판단과 향후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