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핵심 광물 공급망 중요 파트너”…이재명, 포괄적 동반자 관계 격상 선언
외교 현장에서 자원·개발 협력과 개발도상국 지원 요구가 맞붙었다. 한국과 라오스 정상이 재수교 30주년을 계기로 관계 격상을 공식화하면서, 광물 공급망과 교통·물류 협력을 축으로 한 외교 구상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회담은 재수교 30주년을 계기로 마련됐으며, 양국 간 교역·투자·개발 협력, 핵심 광물과 교통·물류 분야 협력 확대 방안 등이 주로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양국 국민이 체감할 실질적인 성과를 함께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통룬 주석님은 올해 양국의 재수교 30주년을 맞아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995년 재수교 이후 양국 관계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그는 “한국과 라오스는 1995년 재수교 이후 불과 한 세대 만에 교역·투자·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 발전을 이뤄 왔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은 라오스 입장에서 3대 개발 협력 파트너이고 5위의 투자 국가이며, 한국에 있어 라오스는 한-아세안, 한-메콩 협력의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소개했다.
특히 자원·공급망 협력의 전략적 가치를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라오스는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이기도 하다”고 말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라오스와의 협력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라오스의 교통·물류 전략과 연계한 협력 구상도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라오스가 통룬 주석님의 리더십 아래 내륙 국가라는 지리적 한계를 새로운 기회로 바꿔 역내 교통·물류의 요충지로 발전한다는 국가 목표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든든한 파트너로서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양 정상은 서로의 언어로 감사 인사를 나누며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대통령이 라오스어로 “컵짜이”라고 인사하자, 통룬 주석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외교 형식에 상징성을 더해 상호 존중과 신뢰를 강조한 장면으로 해석된다.
통룬 주석은 재수교 30년의 의미를 언급하며 관계 격상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올해는 지난 30년간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거둔 성과를 다시 확인할 기회”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라오스가 처한 경제·발전 상황을 솔직히 드러내며 한국 측 지원을 요청했다. 통룬 주석은 “라오스는 현재 최빈개발도상국 지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개발 협력 확대, 인프라 투자, 인적교류 심화 등에서 한국의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룬 주석은 이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 양국 협력 확대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그는 “대통령님의 탁월한 지도력을 통해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선진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도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네며 한국의 외교적 위상과 경제 성과에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국은 라오스를 한-아세안, 한-메콩 협력 구도 속 핵심 파트너로 재위치시키고, 광물 공급망과 교통·물류 허브 전략을 연계하는 외교 레버리지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라오스는 최빈개발도상국 지위 탈피를 위한 개발 재원과 인프라 투자를 끌어오기 위해 한국과의 관계 격상을 적극 활용하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앞으로 라오스와의 개발 협력 사업, 핵심 광물 분야 협력, 교통·물류 인프라 지원 과제를 구체화하는 후속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외교부와 관련 부처는 한-아세안, 한-메콩 협력 틀 안에서 라오스와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중장기 협력 로드맵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