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약세장 속 1.77달러도 열려 있다”…가상자산 리플XRP, 투자 신뢰 흔들리며 변동성 경고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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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7일, 가상자산 시장에서 리플XRP(엑스알피)가 전반적인 약세장 흐름 속 추가 하락 압력에 직면했다. 단기 가격 조정보다 투자 신뢰 약화와 파생상품 시장 위축이 부각되면서, 리플XRP의 중장기 위상 재평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 인근에서 거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영국 기반 투자전문 매체 인베즈(invezz)는 17일 보고서를 통해 리플XRP가 24시간 기준 1% 미만 하락하며 1.91달러에 거래 중이라고 전했다. 리플XRP는 최근 급락 이후 1.85달러를 재시험한 뒤 소폭 반등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부정적으로 묘사된다. 최근 7일간 가격이 7.50% 내려가며 2주 연속 주간 하락을 기록했고, 단기 기술 지표도 하방 압력을 가리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리플 XRP 하락 압박 지속…약세장 속 1.77달러 재시험 가능성 (제공:AI제작)
리플 XRP 하락 압박 지속…약세장 속 1.77달러 재시험 가능성 (제공:AI제작)

이 같은 약세 전환 배경에는 소매 투자자 이탈과 파생상품 시장 위축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플XRP는 시가총액 기준 상위권 알트코인 가운데 하나지만 최근 바이낸스코인에 밀리며 4위 자리를 내줬다. 10월 대규모 디레버리징 이후 뚜렷한 반등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기대치 하향과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인베즈는 파생상품 지표를 근거로 신중한 경계론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플XRP 선물 미결제약정 규모는 37억1000만달러 수준으로, 7월 기록한 고점 대비 약 70% 감소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투자자들이 기존 상승 추세의 지속성에 대한 신뢰를 거두고 있다”는 경고 신호로 해석했다. 레버리지 포지션이 축소되면서 단기 매매 중심의 수급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수급 구조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소매와 기관의 움직임이 엇갈리는 모습이 포착된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USA)에 상장된 리플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21거래일 연속 자금이 유입돼, 누적 유입액이 10억달러에 도달했다. 파생상품과 현물, 개인과 기관 간 자금 흐름이 분리되면서 이른바 ‘투자층 양극화’가 진행 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즉 단기 변동성에 민감한 개인 투자자가 발을 빼는 동안, 장기 운용을 염두에 둔 기관 자금은 ETF를 통해 점진적 매집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제시된 지표를 둘러싼 해석에는 논쟁의 여지가 남는다. 선물 미결제약정 감소를 곧바로 리플XRP에 대한 ‘신뢰 상실’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10월 이후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서 디레버리징이 진행되며 레버리지 비중이 축소된 만큼, 리플XRP의 미결제약정 감소 역시 거시적인 리스크 축소 흐름의 일부일 수 있다는 반론이다. 또 현물 ETF 자금 유입이 실제 가격 방어력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는 아직 충분한 시간적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거시 환경과 규제 변수도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 각국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규제 강화 기조, 거래소 유동성 변화 등의 요인이 리플XRP를 포함한 주요 코인 전반의 위험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국제 금융시장이 위험자산 선호를 회복할 경우 리플XRP에도 반사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반대로 긴축 우려와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면 약세가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향후 가격 흐름에 대해서는 조건부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현재와 같은 약세 국면이 이어질 경우, 리플XRP가 1.77달러 지지선을 재시험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하락 국면에서 형성된 단기 지지 구간이 무너질 경우 추가 조정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다. 반대로 선물 미결제약정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현물 시장에서 실수요 기반 매수세가 동반될 경우 2.0달러선 회복 시나리오도 열려 있다는 전망이 함께 제시된다.

 

다만 시장 심리 개선과 유동성 회복, 규제 불확실성 완화라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단기 급반등 가능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가상자산 분석가들은 리플XRP가 당분간 변동성 확대 구간을 오가며 뚜렷한 방향성 없이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약세장 속 무리한 레버리지 확대보다, 거시 환경과 기관 수급 변화를 확인한 뒤 단계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경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리플XRP의 가격 흐름이 향후 가상자산 시장 내 투자 심리와 수급 구조에 어떤 변곡점을 만들지, 그리고 기관 중심 현물 투자 확대가 중장기 지지력으로 작용할지 국제 금융시장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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