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세계속으로, 북마리아나제도 원시의 파도”…태평양 섬 인간과 자연의 감정 교차→기다림과 축제의 기록
새벽 바람 한 줄기에서 시작된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태평양의 깊은 푸름을 품은 북마리아나제도로 시청자를 이끈다. 사이판의 바다를 가르는 75척의 배와 200명의 강태공이 펼치는 국제 낚시대회 현장엔, 긴장과 설렘이 뒤섞인 인간의 욕망과 기다림의 축제가 공존한다. 오랜 시간 내려온 이 경쟁의 장면은 단순한 흥분 너머, 섬과 바다, 그리고 삶의 방식 자체를 새긴다.
화려한 승부가 잦아들면 카메라는 섬의 숨결을 좇는다. 고대 차모르족이 세운 라떼스톤과, 왕족이 머물던 타가비치는 파도 소리 속에 전해지는 자긍심과 소망,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날들이 깃들어 있다. 북마리아나제도에는 여전히 겹겹이 쌓인 기억이 살아 숨 쉰다.

한편, 티니안의 역사적 상흔은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색다른 의미로 남아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아픈 흔적이 남은 노스필드 활주로 앞, 그 적막한 공간에서 섬의 바람조차 숨어드는 듯하다. 이곳에 뿌리내린 한국인 후손들은 김치 한 접시에 슬픔과 위로, 그리고 세대를 관통하는 연민을 담아낸다.
여행은 다시 조류 보호구역이 우거진 로타로 이어진다. 요트 위 한 가족의 작은 일상과 자연이 선물한 거대한 수영장, 랍스타를 만나는 손끝의 설렘, 그리고 로타홀의 압도적인 공간감은 인간과 자연이 교차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남긴다. 로타의 하늘과 바다, 그 아래 좁은 오솔길 위로는 발자국과 바람의 노래가 겹쳐진다.
섬 곳곳에는 승패든 안부든, 조용한 삶의 태도가 스며든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북마리아나제도에서 만난 자연과 역사, 그리고 인간의 소박한 하루를 빼곡히 기록한다. 해당 북마리아나제도의 신비로운 시간과 따스한 교감의 순간들은 8월 9일 토요일 오전 9시 40분 케이비에스1에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