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23위 카카오 주가 소폭 반등…모빌리티 물류 동맹에 AI 플랫폼 기대

허예린 기자
입력

카카오 주가가 최근 한 달 사이 모빌리티와 물류 결합, AI 플랫폼 고도화 기대감에 저점을 다지며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수익 모델 다각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플랫폼 규제 리스크와 높은 밸류에이션이 향후 주가 방향을 가를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AI 기반 신사업의 가시적 성과가 언제 현실화될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5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장중 기준 카카오 주가는 61,300원으로, 전일 대비 1.83 상승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장중 저가 60,000원에서 고가 61,500원 사이 레인지를 형성하며 5일선과 20일선 위로 올라서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선 상단을 시험하는 구간으로, 단기 변동성은 다소 줄고 하방 경직성은 강화되는 움직임이 관측된다.

[분석] 모빌리티 물류 확장... 카카오(Kakao) AI 플랫폼 로드맵 가속
[분석] 모빌리티 물류 확장... 카카오(Kakao) AI 플랫폼 로드맵 가속

주가 흐름을 이끄는 핵심 재료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한진의 AI 기반 물류 네트워크 공동 구축 협력이다. 카카오T를 통해 확보한 이동 데이터와 한진의 오프라인 물류 인프라를 결합해 유휴 시간대 배송 효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호출 앱을 넘어 이동 운영체제, 이른바 이동 OS로의 격상이 커머스와 연계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1주일간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보인 반면, 기관은 12월 3일 하루에만 19만주를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최근 구간에서는 외국인 매도 강도가 약해지고 기관의 매수 비중이 확대될 때 단기 반등 탄력이 높아지는 패턴이 반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23위로 대형주 범주에 속하며, 이날도 시장 주도주군에 포함됐다. 상장주식수는 약 4억 4,238만주로, 외국인 지분 소진율은 29.74 수준이다. 경쟁사 네이버의 외국인 소진율 38.76보다 낮아 추가 매수 여력은 상대적으로 남아 있는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NAVER, SOOP 등 인터넷 동종 업종 내 등락률은 비교적 양호하지만, 밸류에이션이 높게 형성돼 있어 이익 성장 속도가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무 지표를 보면 신호는 엇갈린다. 3분기 기준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6.79로, 수익성 회복 기조가 확인됐다. 다만 주가수익비율 PER은 116.76배로, 업계 평균 27.28배를 크게 웃돈다.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2.32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80대에 머물러 재무구조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시가총액 27조원 안팎 규모를 정당화하려면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포털 다음의 법적 제공 주체가 자회사로 완전히 이관된 점도 눈길을 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별 책임과 성과 관리가 명확해지고, 의사결정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핀테크 계열사 성과도 플랫폼 생태계 결속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연금저축 계좌 수가 30만을 넘어선 가운데, 카카오뱅크 역시 보안 기술 협약을 확대하며 서비스 신뢰도 제고에 나서는 모습이다.

 

게임 부문에서는 패스 오브 엑자일2와 아키에이지 워의 글로벌 확장이 신규 매출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흥행에 성공할 경우 단기 실적 개선뿐 아니라, 콘텐츠 IP 가치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부 콘텐츠 사업에서의 마케팅 논란과 함께, 플랫폼 규제 가능성은 여전히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공정거래와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재점화될 경우 멀티플 확장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한다.

 

AI와 모빌리티 테마에서 카카오의 강점은 플랫폼 확장성이다. 모빌리티, 핀테크, 커머스 전 영역에 AI를 녹이는 전략은 단기 이벤트성 테마가 아니라 사업 모델 고도화라는 점에서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규제 완화 시그널이 구체화될 경우 AI 플랫폼 테마의 재평가와 함께 카카오 주가에도 추가적인 동력이 붙을 수 있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경쟁사 네이버와 비교하면, 카카오는 모빌리티와 메신저 기반 트래픽 점유율에서 강점을 지닌다. 반면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2.24로, 네이버 8.46과 SOOP 25.1에 크게 못 미친다. 시장에서는 낮은 수익성이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장기적인 주가 레벨업을 위해서는 공격적인 외형 확장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심리적 지지선인 60,000원 방어 여부가 단기 분수령으로 꼽힌다. 이 수준을 지켜낸다면 63,000원 선 돌파를 시도하는 단기 반등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AI 신사업과 물류 협업의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주가가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60,000원 이탈 시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는 조언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카카오를 둘러싼 구조적 리스크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 관련 제재와 개인정보 보호 논란은 언제든 재부각될 수 있는 잠재 변수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광고 시장 위축 가능성도 플랫폼 기업 전반에 부담 요인이다. 향후 주가 흐름은 AI와 물류 협업의 실적 반영 속도, 규제 환경 변화, 글로벌 광고 수요 회복 여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허예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카카오#카카오모빌리티#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