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기술탈취 리스크 관리”…안랩, RND 교육 강화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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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자료 유출과 영업비밀 침해 리스크가 IT 산업 전반의 핵심 관리 과제로 부상하는 가운데, 안랩이 연구개발 인력을 대상으로 기술탈취 방지 교육을 강화하며 컴플라이언스 역량 제고에 나섰다. AI, 보안 소프트웨어 등 지식집약적 비즈니스에서는 협력사와의 공동 개발과 외주, 클라우드 기반 코드 관리가 확대되면서 의도치 않은 기술 유용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기술집약 기업의 내부 통제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신호로 보고 있다.

 

안랩은 9일 판교 사옥에서 연구개발 직군을 대상으로 IT SW 기업을 위한 기술탈취 영업비밀 침해 리스크 관리 전략을 주제로 직군 특화 공정거래 교육을 진행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술자료를 상시 취급하는 연구개발 조직을 겨냥해 실무 중심으로 설계한 교육으로, 공정거래 관련 규제 변화와 기술자료 보호 의무를 세부적으로 짚었다.

강의에서는 기술자료 관련 공정거래 규제 체계와 위반 시 제재 수준, 실제 기술탈취 분쟁 사례, 정당한 기술자료 제공 요구의 요건과 절차, 비의도적 기술 유용을 막기 위한 내부 프로세스 구축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외부 파트너와 주고받는 설계 문서, 소스코드, 알고리즘 설명 자료 등이 어떤 조건에서 기술자료로 간주되는지, 어떤 계약 조항과 기록 관리가 분쟁 예방에 유효한지 등도 실무 관점에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을 진행한 고기승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연구개발 조직의 협업 환경이 기술탈취 리스크와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부 파트너 및 협력사와 기술 협업이 빈번한 연구개발 직군에서는 작은 부주의도 기술탈취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교육이 연구개발 현장에서 반드시 숙지해야 할 법적 기준과 예방 전략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의 발언은 개발 문서 공유, 샘플 코드 제공, 클라우드 협업 툴 사용 등 일상적 행위가 규제 위반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안랩은 이번 교육을 지난해 영업 직군 대상 공정거래 교육에 이은 직군별 맞춤형 프로그램의 연장선으로 규정했다. 김기인 안랩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해 영업 직군을 대상으로 맞춤형 공정거래 교육을 시행한 데 이어, 올해는 기술자료 활용과 협업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법적 윤리적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직군을 대상으로 교육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직군 특성을 고려한 사내 공정거래와 ESG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안랩은 공정거래 이슈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사내 공정거래 가이드라인 제정, 계약 검토와 체결 프로세스 관리, 사업 수행 시 상시 리스크 검토, 임직원 직무윤리 서약서 운영 등 다층적인 내부 통제 장치를 운용 중이다.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공통 공정거래 교육과 더불어, 연구개발과 영업 등 직무별 특화 교육을 병행하며 ESG 교육 체계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보안 기술 기업의 연구개발 조직은 고객사 시스템 구조와 취약점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자체 알고리즘과 탐지 엔진 등 핵심 지식재산을 병행 관리하는 만큼 기술탈취와 영업비밀 분쟁에 직면할 여지가 크다. 업계에서는 안랩의 이번 조치가 기술 보호와 공정거래 규제를 모두 충족하기 위한 최소 요건으로 자리 잡아 가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산업계는 직군별 리스크를 반영한 교육과 내부 통제가 실제 현장 관행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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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고기승#김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