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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행사 참석한 적 없다"…전재수, 벌초·미사 참석 내세워 의혹 반박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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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둘러싼 공방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전 의원은 통일교 행사 참석 정황 보도를 부인하며 벌초와 성당 미사 참석 일정을 제시했고, 수사기관은 압수수색으로 강제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재수 의원은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2018년 9월 통일교 행사에 참석했다는 언론 보도를 반박했다. 그는 글에서 2018년 9월 9일로 알려진 통일교 행사 일자와 자신의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의혹을 부인했다.

전 의원은 "2018년 9월 9일 통일교 행사 날은 제 고향 의령에서 벌초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2018년 5월 또 다른 통일교 행사 참석 의혹에 대해서도 "600명이 모였다는 통일교 행사 날 제 지역구 모성당 60주년 미사와 미사 후 기념식까지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두 차례 모두 통일교 행사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지역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도 "분명히 불법적인 금품 수수 등의 일은 추호도 없었음을 말씀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제 지역구 부산 북구에서 79살까지는 형님, 누님, 80살부터는 큰 형님, 큰 누님이라고 한다"며 "형님, 누님들이 교회를 다니든, 성당을 다니든, 절을 다니든 제게는 소중한 형님이자 누님이고 너무나 소중한 이웃"이라고 적었다. 자신에게 접근한 종교계 인사들을 특정 종교가 아닌 지역 주민으로 인식해 왔다는 취지로 읽힌다.

 

앞서 한 일간지는 이날 보도를 통해 전 의원이 2018년 5월과 9월을 포함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최소 7차례 통일교 측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보도는 행사 참석, 접촉 횟수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전 의원과 통일교 간 관계가 지속적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수사기관도 전 의원을 둘러싼 의혹을 공식 수사 선상에 올렸다. 특검은 전 의원이 2018년 9월께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갔다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진술을 확보해 관련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이 수사의 단초가 된 셈이다.

 

경찰은 이날 전 의원 관련 의혹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자택과 국회 의원실은 물론 경기 가평 통일교 천정궁,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본부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 의원과 통일교 측 금품 거래 여부, 접촉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현재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통일교 행사 참석 자체를 부정하는 동시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강하게 선을 긋고 있어, 수사기관이 확보한 물증과 진술이 향후 수사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전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향후 정국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은 통일교와 정치권 인사 간 유착 의혹 수사를 촉구할 가능성이 크고, 여권 역시 장관직 사퇴로 끝나지 않을 수사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저울질할 전망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전 의원 소환 조사 여부와 시기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국회는 관련 의혹의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향후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책임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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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통일교#경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