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GW 해상풍력 취소…효성중공업, 오스테드 계약 해지로 글로벌 공급망 충격
해상 위를 덮던 바람의 꿈이 잦아든 자리,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중추 중 하나였던 혼시4 프로젝트가 조용히 멈춰 섰다. 효성중공업과 오스테드 간 체결됐던 초고압 전력기기 공급계약이 무산되면서,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에도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오스테드 라스무스 에르보에 대표이사는 “부정적인 거시경제 여건과 공급망 혼란, 실행과 시장·운영 리스크 증가로 프로젝트 가치 창출이 희미해졌다”며 혼시4 해상풍력발전소 건설 취소를 공식 발표했다. 영국 북동부 요크셔 해안에서 바다 바람을 새로운 전력으로 전환하려던 시도는, 결국 비용 상승의 벽 앞에서 멈추고 말았다.

효성중공업은 계약 이행 중단의 책임이 역무상 하자가 아닌, 오스테드 측의 일방적 해지 통보에 있다고 밝혔다. 공급 예정이었던 내역조차 실행에 옮겨지지 않은 채, 계약 상대방이 공급망 비용 증가와 높은 금리에 따른 부담을 이유로 협의를 청구했다는 설명이다. 효성중공업과 오스테드는 향후 계약 해지에 따른 절차를 두고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해상풍력 사업 중단은 초고압 전력기기와 같은 핵심 설비 산업계에 불확실성을 드리우고 있다. 고금리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맞물리며,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도 조정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산업계에선 당분간 대형 프로젝트의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국내 전력기기 시장에서도 이번 계약 해지가 남긴 여운은 크다. 기대를 모았던 계약 이행 실적이 무산된 만큼, 업계 전반에 보수적 기류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공조와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재조명되는 시점, 새로운 협력 전략과 리스크 대응 방안 마련이 더욱 절실해졌다.
강한 바람 속에 멈춘 거대한 설비의 상상력이 시사하는 바는 깊다. 소비자, 기업, 투자자 모두 불안정한 공급망에 대한 대비와 인플레이션, 금리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효성중공업과 오스테드의 향후 절차 협의는 물론,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주목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