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앞두고 하한가”…코오롱모빌리티그룹, 투기 수급 이탈에 급락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가가 상장폐지 일정을 앞두고 장중 하한가까지 밀리며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상장폐지 전 마지막 급등을 노린 투기적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가 일정이 가시화되며 빠져나가면서 개별 종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 단계 진입이 향후 주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고 본다.
9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장중 기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가는 1만84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9.97% 떨어져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직전까지는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과 오너 일가 지분 매입 소식에 힘입어 단기 급등세를 보였지만, 단기 과열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5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하향 이탈한 모습이다. 6개월 동안 이어진 하락 기조 속에 발생한 일시적 급등락이어서 추세 전환보다는 이벤트성 변동으로 해석되고 있다.
![[분석] 투기심리 이탈에…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지배구조 개편주 급락세](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9/1765255135641_826513396.jpg)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를 움직인 핵심 요인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완전 자회사 전환과 내년 초로 예정된 상장폐지 일정 가시화다. 상장폐지 전 마지막 랠리를 노린 단기 시세 차익 수요가 주가를 끌어올렸다가, 일정이 임박하자 투기적 수급이 빠르게 이탈하며 급락세로 돌아선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투기 심리 약화와 수급 왜곡 해소 과정이 진행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태도가 급변하며 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5일 약 42만주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지만 8일에는 약 35만주를 대거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 매도가 강화될 때 주가는 약세를, 단기 투기 매수세가 유입될 때는 즉각적인 반등을 보이는 수급 주도 패턴이 확인됐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1%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거래량이 얇아 매매 방향 전환에 따른 가격 탄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시가총액과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코스피 내 중형주에 속한다. 시가총액은 6,805억 원, 상장주식수는 6,278만주, 시가총액 순위는 386위 수준이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0.85%로, 동종 업계인 현대차 36.29%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적자 전환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산출되지 않거나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고 있어 업계 평균 대비 밸류에이션 메리트보다는 개별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다.
재무·실적 측면에서는 펀더멘털 부담이 적지 않다. 2024년 예상 영업이익은 1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며,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자기자본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9배로 자산가치 기준 저평가 영역에 속하지만, 상장주식수 대비 실제 유통 물량이 제한적인 가운데 시가총액도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어 상장폐지 이슈가 저평가 요인을 상쇄하는 모습이다. 부채비율이 280%대로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인 점도 재무 건전성 관리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주가 변동의 직접적인 배경은 지배구조 개편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오는 17일 코오롱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코오롱의 100%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내년 초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시장에서의 유통이 중단되는 만큼 현재 주가는 향후 주식교환 비율, 매수청구권 가격 등 거래 구조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뒤섞여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오너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의 지분 매입도 최근 변동성을 자극한 요인이다. 이 부회장이 첫 계열사 지분을 직접 매입했다는 소식은 책임경영 강화와 승계 구도 가속화 신호로 해석되며 단기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실적 부진과 높은 부채비율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해, 주가 상승세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주식교환을 앞두고 이뤄진 자사주 매입 및 처분 공시가 유통 주식수 감소에 따른 희소성 기대를 키우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제한적인 수급 재료에 그친 모양새다.
그룹 차원의 수소 모빌리티 사업 확장 기대도 부각됐으나,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계열사는 수소 핵심 소재 개발과 관련 엑스포 참가 등을 통해 수소 경제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있지만,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수입차 유통·정비가 주력 사업으로 수소 테마와의 직접 연결고리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시장에서는 수소 관련 모멘텀보다 지배구조 개편 이벤트가 주가를 좌우하는 절대적인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산업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자동차 유통 업계 전반의 실적 둔화 압력이 커졌다. 특히 수입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인증 중고차 사업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 중이지만 단기간 안에 뚜렷한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전문가들은 펀더멘털 약세가 지배구조 이벤트 종료 이후 주가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뉴스·테마 관점에서 보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자동차 유통주보다는 지배구조 개편·상장폐지 관련주 성격이 더 강하다. 최근 한 달간 상장폐지 전 마지막 변동성을 노린 이른바 머니게임 흐름이 두드러졌고, 오너 일가 지분 매입 소식이 단기 트리거 역할을 수행했다가 소멸되는 과정을 거쳤다는 분석이다.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한 사업 확장성이 잠재적 강점으로 거론되지만, 실적 부진과 높은 부채비율이라는 약점이 이를 제약하는 구조다.
향후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상장폐지 일정이 임박한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현재 하한가 잔량이 쌓인 상태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열려 있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심리적 지지선인 1만원선을 방어할 수 있는지가 기술적 반등의 전제 조건으로 거론된다. 중기적으로는 주식교환 비율과 매수청구권 가격이 하방 경직성을 일부 제공할 수 있지만, 상장폐지 이후 유동성 축소에 따른 환금성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전문가들은 상장폐지 결정에 따른 환금성 제약과 단기 급등락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투자자에게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펀더멘털보다는 이벤트 일정과 수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인 만큼, 일정과 구조 개편 진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한 신중한 매매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시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완료와 상장폐지 절차 진행에 따라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관련 투자 리스크가 어떻게 재조정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