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V 컨버전 동맹 확대”…기아, 글로벌 특장 네트워크→사업모델 전환 가속
기아가 목적기반모빌리티 사업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 특장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본격화했다. 기아는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과 경기 화성 일대에서 국내와 유럽, 일본, 아프리카, 중동, 캐나다 등지의 특장 업체 관계자와 자사 임직원 등 약 12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 글로벌 목적기반모빌리티 컨버전 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행사 기간 동안 기아는 PBV 전용 공장을 개방하고 실차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향후 협력 구조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목적기반모빌리티 컨버전은 단일 차종 판매 중심이었던 전통적인 완성차 모델에서 벗어나, PBV를 모듈형 플랫폼으로 활용해 물류, 셔틀, 방문 서비스, 도심 배송 등 각기 다른 사업 목적에 맞는 특화모델을 설계·제작하는 개념으로 정의됐다. 기아는 이 과정에서 특장 업체가 완성차 수준의 품질 기준을 충족하도록 차량 제작, 구조 변경, 인증과 관련된 핵심 데이터를 제공하고, 기술 자문을 병행하는 파트너십 제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독립 특장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개발 리스크와 규제 대응 비용을 낮추고, 기아 입장에서는 다양한 용도의 PBV 라인업을 신속하게 확장하는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재 기아는 국내 특장 업체 10개사를 PBV 컨버전 파트너로 선정해 협업 체계를 가동 중이다. 아울러 유럽에서도 약 10개사와 협력 후보군을 구성했으며, 일본과 아프리카, 중동, 캐나다 등 여러 권역으로 파트너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상용차·특장차 시장이 각 지역의 운송 관행과 규제 환경, 물류 인프라에 따라 세분화된 특성을 갖는 만큼, 기아의 이와 같은 다지역 동시 협력 전략이 PBV 플랫폼의 글로벌 적응력을 좌우할 변수로 보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특장 업체 관계자들은 오토랜드 화성 이보 플랜트를 방문해 PBV 전용 생산 인프라를 둘러봤다. 이보 플랜트는 기존 승용·SUV 중심 생산 방식과 다른, 모듈화와 전동화를 전제로 한 PBV 전용 공장으로 소개됐다. 기아는 공정별 유연 생산 체계와 플랫폼 공용화 설계가 특장 업체 맞춤 요구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설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이보 플랜트 인근에 조성된 PBV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는 PV5 양산 모델과 새시캡 구조가 공개됐으며, 다양한 상용 시나리오를 가정한 시승과 탑재 구조 검토가 병행됐다.
PV5 새시캡은 차체 뼈대와 승객 탑승 공간만을 남겨둔 형태로, 특장 업체가 적재함, 서비스 모듈, 냉장·냉동 장비, 특수 장비 등을 자유롭게 결합할 수 있는 기반으로 소개됐다. 전문가는 PBV 플랫폼과 새시캡 구조가 결합되면 기존 개별 차종별로 분산돼 있던 상용차 개발을 모듈 단위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고, 사후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도 구조 변경과 인증 재취득 부담을 줄일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도심 물류, 라스트마일 배송, 온디맨드 모빌리티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표준화된 PBV 기반 특장 솔루션은 총소유비용 절감과 운행 효율 제고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PBV 컨버전 파트너스 데이를 매년 정례화해 파트너 네트워크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국내외 특장 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각 지역 고객의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차량과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기아의 PBV 전략이 단기 판매 물량보다는 중장기 플랫폼 수익과 서비스 모델 확장을 겨냥한 행보로 보고 있으며, 향후 파트너사와의 공동 개발 프로젝트, 데이터 기반 운영 솔루션, 지역별 규제에 대응한 인증 패키지 등으로 협력이 심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