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샤넬가방 수수 인정 이후”…유경옥, 법정 증언 주목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알선수재·금품수수 혐의를 둘러싸고 법정에서 핵심 증인들이 맞붙었다.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증인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김 여사가 최근 샤넬 가방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 데 이어, 증인들의 법정 발언이 정국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김 여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9차 공판을 진행했다. 법정에는 유경옥과 정지원 전 행정관이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했다. 이들은 소위 ‘문고리 3인방’으로 지목돼 왔으며, 재판부가 앞서 지난달 29일 소환했으나 불출석해 이날 다시 증인신문이 성사됐다.

검찰은 김건희 여사가 2022년 4월부터 7월 사이, 통일교 측 청탁이 개입된 상황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로부터 총 2000여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2개와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1개를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금품 전달 과정에는 유경옥이 직접 관여한 정황이 거론되고 있다. 유 전 행정관이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받은 가방을 같은 브랜드의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사례도 조사 자료에 포함돼 있다.
한편, 전성배씨는 기존의 부인 입장을 뒤집어 지난달 15일 첫 재판에서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고, 이를 유경옥 전 행정관에게 전달했다고 진술을 변경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 역시 이달 5일 두 개의 샤넬 가방을 받았다는 사실을 처음 인정했으나 그라프 목걸이 수수 사실은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경옥이 해당 사안들에 대해 김 여사와 동일한 입장으로 법정 증언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정지원 전 행정관의 증인신문에서는 '건희2'라는 연락처의 실제 사용자를 둘러싼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김 여사 측은 ‘건희2’가 정 전 행정관이라고 주장한 반면, 전성배씨는 12일 재판에서 ‘건희2’가 바로 김 여사였다고 증언했다. 지난 10월 28일에는 김 여사가 20대 대선 직후 ‘건희2’ 휴대전화로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과 통화하며 ‘도와줘서 고맙다’고 언급한 녹취파일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김건희 여사 관련 혐의 이외에도 김건희 특검팀이 기소한 여러 연루 사건의 공판을 동시에 진행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2차 공판, 그리고 이른바 ‘건진법사 브로커’ 이모씨의 알선수재 혐의 2차 공판 등이 각각 형사합의34부와 형사합의21부 심리로 열렸다.
한편 재판은 김건희 여사와 측근들의 금품수수 의혹, 진술 번복, 증거자료의 사실관계를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증인들의 구체적 증언 내용이 향후 정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치권은 김 여사 혐의와 관련한 진상 규명 요구를 낮추지 않으며, 여야의 공방 구도가 일단 치열한 대치로 전개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