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민 생각하면 선거 승리 따라와"…장동혁, 당 변화론 속 '자강 우선' 고수

허예린 기자
입력

정당 노선과 리더십을 둘러싼 갈등이 새해 첫날부터 여의도 정치권을 흔들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 방향과 속도를 두고 충돌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국민의힘이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새해 첫 공식 메시지를 통해 선거 전략보다 국민 삶을 우선하겠다는 구상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장동혁 대표는 "많은 분이 국민의힘의 변화를 주문한다"며 "변화의 핵심은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정치의 기본은 국민을 섬기고 국민의 삶을 돌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이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선거를 생각하고 선거 승리를 생각하면 선거에서 패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의 삶을 생각하면 선거의 승리는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대표의 발언은 그간 밝혀온 선 자강 후 외연 확대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중도층 및 무당층을 겨냥한 외연 확장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일부 당내 요구에 대한 견제 메시지로도 해석됐다.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도 각자 다른 톤으로 당 변화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국회 부의장은 "지방선거 승리가 우리 목전의 가장 큰 목표인데 길을 잃거나 애매하면 등대를 보고 항해해야 한다. 우리 당의 등대는 민심"이라며 "민심을 잘 읽어서 다시 우리 당이 국민이 사랑하고 아끼는 당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거 전략보다 민심에 대한 민감한 대응을 주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보다 직접적으로 반성과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새해에 반성부터 한다. 작년 1년 동안 국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국민의 사랑을 받기에 많이 부족한 정당이었다. 깊이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저희가 민주당 정권의 폭주를 막을 최소한의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실 거라 믿는다. 그러려면 우리 당부터 변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목소리가 높은 일부 극소수의 주장에 휩쓸리지 않고 상식과 합리를 바탕으로 한 국민 대다수 바람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당이 과감하게 변해가야 한다"며 "그렇게 변해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극소수 강경 의견에 휘둘리지 않는 중도·상식 노선을 강조하면서, 실질적인 당 쇄신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의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즉각 상반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자기부정과 자책, 분열의 언어만으로는 그 누구도 지킬 수 없다"며 "지도부는 당원의 총의를 모아 최선을 다하고 처절하게 분투하고 있다. 지금은 내부에서 지도부를 흔들고 압박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쇄신 요구가 지도부 비판으로 확산돼 당내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발언이다.  

 

친윤석열계이자 장동혁 대표 측 핵심 인사로 꼽히는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도 강한 어조로 오세훈 시장을 겨냥했다. 장예찬 부원장은 SNS에 "100만 당원 다수의 의견을 목소리 큰 소수로 치부하면 죽었다 깨어나도 당 대표나 대선주자는 될 수 없다"며 "서울시장을 그렇게 오래 하고도 왜 대선주자 지지율은 바닥인지 겸허한 자기성찰부터 필요한 시점"이라고 적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강경 반발이 표면화된 셈이다.  

 

반대로 친한계 인사들은 오세훈 시장의 메시지에 힘을 실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SNS 글에서 "오 시장이 달라졌다. 오 시장은 용기를 냈다"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보수가 궤멸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데도 끝까지 침묵한다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되고 말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 쇄신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발언이 필요했다는 인식이 반영된 반응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강조한 자강 우선 기조와 오세훈 시장이 촉구한 강도 높은 변화론이 맞서며 노선 갈등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친윤계와 친한계가 신년 인사회 발언을 고리로 다시 정면 충돌하는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당 지도체제 안정성과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도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국민 삶을 우선하는 원칙론을 내세우는 한편, 당내 비판과 변화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지가 향후 국면을 가를 변수로 보고 있다. 국회와 여의도 정가는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 내 갈등이 확산할지, 아니면 조기 수습을 통해 민생·정책 이슈로 무게 중심을 옮길지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향후 당내 논의를 거쳐 선거 전략과 쇄신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허예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장동혁#국민의힘#오세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