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플랫폼 통합”…WSA코리아, 원넷 출범으로 청각케어 재편 노린다
글로벌 청각 전문기업 WSA코리아가 전국 보청기 전문점을 하나의 디지털 네트워크로 묶는 단일 플랫폼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연계된 청각 솔루션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브랜드 통합과 데이터 기반 서비스 강화를 동시에 노린 행보로 보고 있다. 통합 네트워크 기반으로 고객 접점과 사후 관리 체계를 재정비할 경우, 보청기 유통 구조와 청각 케어 서비스 모델 재편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WSA코리아는 6일 시그니아, 와이덱스, 렉스톤 등 기존에 별도로 운영되던 3개 보청기 브랜드를 하나의 운영 체계로 통합한 청각 전문 단일 네트워크 원넷을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전국 약 200여 개 보청기 전문 센터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마련됐다. 회사는 통합 브랜드 전략을 통해 매장 운영 표준, 고객 관리 프로세스, 디지털 상담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일원화해 서비스 품질 편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기술 관점에서 원넷은 오프라인 청각 전문점을 데이터 중심 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반 네트워크로 해석된다. 보청기 피팅 이력, 청력 검사 결과, 사후 조정 기록 등을 통합 관리하면, 인공지능 기반 피팅 추천 알고리즘이나 원격 조정 솔루션 연계도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WSA코리아가 보유한 시그니아, 와이덱스, 렉스톤은 각각 다른 소프트웨어 환경과 피팅 툴을 사용해 왔지만, 통합 네트워크를 통해 공통 데이터 포맷과 서비스 표준을 맞출 경우, 브랜드 간 교차 서비스와 업그레이드 제안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WSA코리아는 이번 원넷 출범에 대해 브랜드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전국 보청기 전문점 네트워크의 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매장 단위로 분산돼 있던 교육과 AS 프로세스를 중앙 집중형으로 묶으면, 현장 전문가 교육 난이도를 낮추고 신제품과 신규 피팅 알고리즘 도입 속도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본인이 선택한 브랜드와 관계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상담 품질과 피팅 경험을 보장받을 수 있는 구조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보청기 업계는 이미 디지털 전환 경쟁이 본격화돼 있다. 주요 기업들은 스마트폰 앱 기반 원격 피팅, 사용 패턴 분석을 통한 자동 볼륨 조절, 인공지능 소음 제거 알고리즘 등 IT 기술을 접목해 사용 경험을 차별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번 WSA코리아의 원넷 출범은 한국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디지털 서비스 인프라로 재구성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네트워크 일원화를 통해 향후 클라우드 기반 피팅 데이터 분석이나 병원·청각 클리닉과의 연계 서비스도 추진할 여지가 커진다.
WSA코리아는 지난 2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에서 개최한 OneNET Annual Summit에서 원넷의 출범을 대외적으로 선포했다. 공식 출범 행사는 통합 네트워크의 첫 개막을 알리는 자리로, 전국 보청기 전문점이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구조의 시작을 강조했다. WSA코리아 관계자는 원넷 출범을 단순한 브랜드 통합이 아니라 국내 보청기 전문가와 고객을 연결하는 새로운 플랫폼이자 생태계의 탄생으로 규정하며, 국내 최고 청각 전문기업으로서의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청각 케어 분야는 고령화 심화와 함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지만, 서비스 표준과 디지털 전환 수준은 국가별·업체별로 격차가 큰 시장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의료기관과 보청기 전문점, 제조사가 각자 역할을 수행해 왔으나, 통합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데이터가 축적될 경우 맞춤형 피팅, 장기 추적 관리, 원격 상담 등 IT 융합 서비스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산업계는 WSA코리아의 원넷 전략이 실제로 시장 구조와 서비스 모델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