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반등에 무역흑자 1천억달러 돌파”…중국, 미중 갈등 속 대미교역 축소 우려
현지시각 기준 8일, 중국(Beijing,China) 해관총서가 발표한 11월 무역 통계에서 수출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무역흑자는 1천억달러를 넘어서며 대규모 흑자 흐름을 이어갔지만,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미 교역은 뚜렷한 위축세를 보이며 교역 구조 변화에 대한 관측을 키우고 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11월 중국 수출은 3천303억5천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 3.8%, 블룸버그통신이 제시한 4% 수준을 모두 상회하는 수치다. 수출은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 10월에 1.1% 감소하며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한 달 만에 8.2%포인트 개선된 증가율을 보이며 반등했다.

같은 달 수입은 2천186억7천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9% 늘었다. 시장에서는 약 2.8% 수준의 증가를 예상했지만, 실제 수입 증가율은 이에 못 미치면서 수출에 비해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흐름을 드러냈다. 이 같은 조치는 중국 내수와 투자 수요의 회복세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수출 급증과 수입의 완만한 증가에 힘입어 11월 무역수지는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11월 무역 흑자액은 1천116억8천만달러로, 10월의 900억7천만달러에서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월간 기준 흑자 폭이 1천억달러 선을 넘어선 것으로, 중국의 수출 주도형 성장 구조가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올해 1∼11월 누적으로는 전체 무역 흑자액이 1조758억5천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미국(USA)과의 교역은 수출과 수입 모두에서 감소 폭이 커지며 위축 흐름을 이어갔다. 해관총서는 11월 대미 수출액이 337억8천91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8.6%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10월과 비교해도 1.5% 감소한 수준으로, 미중 간 교역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역시 100억5천330만달러에 그치며 전년 동월보다 19.1% 축소됐다. 10월 대비로도 1% 줄어 두 달 연속 감소 흐름을 나타냈다.
올해 1∼11월 누적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미 수입은 13.2% 줄었으며, 수출과 수입을 합산한 대미 총무역액은 17.5% 감소했다.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해 관계 안정화를 시도하는 상황에서도 교역 규모가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관세 갈등과 기술 규제,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미중 교역 구조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중국의 11월 수출 반등을 글로벌 수요 회복 조짐으로 보는 시각과 함께, 특정 지역과 품목에 대한 수출 집중이 불러올 위험을 경계하는 분석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중국의 예상 밖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대미 교역의 뚜렷한 축소가 무역 지형 변화를 상징한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미중 패권 경쟁과 기술 디커플링 흐름 속에서 중국이 수출 시장과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향후 중국의 수출 회복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세계 경기 흐름, 미중 갈등 수준, 각국의 통상 정책 변화 등에 의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가 둔화 국면에 있는 가운데 중국의 무역 구조 조정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그리고 미중 교역 축소가 세계 교역 질서에 어떤 파급 효과를 낳을지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