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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로밍 패턴 겨냥한 KT 데이터 확대…해외 통신비 부담 완화 주도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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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에 통신사의 로밍 전략 경쟁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KT가 로밍 데이터 제공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젊은 층과 동반 여행 수요를 정조준했다. 로밍 데이터를 최대 6GB 더 얹어주고, 국내와 유사한 수준의 통화료를 적용하는 안심로밍 대상국을 70개국까지 넓히면서 해외 통신비에 민감한 고객층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데이터 중심의 여행 소비 패턴 변화가 통신 3사의 글로벌 과금 구조 전환을 재촉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T는 2일 겨울방학 해외여행 시즌에 맞춰 오는 2월 28일까지 로밍 데이터 추가 제공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별도 신청 절차 없이 대상 상품에 가입한 모든 고객에게 자동 적용되는 구조로 설계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로밍 이용 경험이 적은 고객도 요금 부담 우려를 줄이고 쉽게 서비스를 쓰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핵심은 여러 명이 데이터를 나눠 쓰는 함께쓰는로밍 상품에 대한 데이터 증량이다. 기존 4GB였던 요금제는 2GB를 더한 6GB로, 8GB 상품은 4GB를 더한 12GB로, 12GB 상품은 6GB를 더한 18GB로 제공된다. 프로모션 기간 동안 가격은 각각 3만3000원, 4만4000원, 6만6000원으로 유지된다. 데이터를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공유하는 이용 행태를 전제로 ‘1인당 체감 단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만 34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 Y함께쓰는로밍에도 동일 구조의 혜택을 얹었다. 5GB 상품은 2GB를 추가해 7GB, 9GB 상품은 4GB를 더한 13GB, 13GB 상품은 6GB를 더한 19GB로 제공된다. 가격은 각각 1만9800원, 2만6400원, 3만9600원이다. 여행 중 영상 스트리밍, 소셜미디어 업로드, 지도·번역 앱 사용 등 데이터 소비량이 높은 MZ세대 특성을 고려해 GB당 요금 부담을 낮춘 셈이다.

 

중국과 일본을 찾는 고객을 노린 지역 특화 상품도 손질했다. 중국·일본 알뜰로밍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는 데이터 0.5GB와 음성통화 30분을 추가 제공해, 프로모션 기간 동안 데이터 3GB와 음성 30분을 2만5000원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한국인 해외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두 국가를 대상으로 ‘기본 패키지’형 구성을 강화해, 별도 음성 요금 폭탄 우려를 줄이는 방향이다.

 

KT는 데이터 중심 프로모션과 더불어 음성·문자 과금 구조도 손봤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국내 통화료 수준을 적용하는 안심로밍 대상국을 기존 64개국에서 70개국으로 넓혔다. 추가된 국가는 동유럽의 보스니아,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아시아의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6곳이다. 전통적인 관광지와 신흥 여행지, 비즈니스 방문 수요가 맞물린 지역을 동시에 포함해 커버리지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안심로밍은 해외에서도 국내 요금 수준의 통화료를 적용하는 서비스다. 음성통화는 1초당 1.98원, 문자 발신 요금은 SMS 1건 22원, LMS 33원, MMS 220원으로 책정돼 있다. 해당 국가를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자동으로 적용되며, 별도 가입 절차는 필요 없다. 해외 현지 심카드나 로밍 데이터만 쓰던 이용자가 예기치 않은 음성·문자 사용에도 요금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도록 하는 구조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번 프로모션을 ‘데이터 대용량·요금 투명성’으로 요약되는 로밍 상품 경쟁의 연장선으로 본다. 저가 항공, 자유여행 확대로 여행 기간과 이동 국가가 다양해지면서, 고객이 복잡한 로밍 옵션을 일일이 비교하기보다 데이터 총량과 분당 요금 수준만 보고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함께쓰는로밍과 같은 공유형 상품은 동반 여행 인원이 많을수록 인당 비용이 떨어지는 만큼, 가족·단체 여행 시장을 겨냥한 통신사의 전략 상품으로 부상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로밍 과금 구조 단순화와 데이터 중심 재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역내 로밍 요금을 자국 내 요금 수준으로 맞추는 규제를 유지하고 있고, 일부 해외 사업자들은 자사 가입자에게 특정 국가 묶음형 로밍 패스를 제공하며 파격적인 데이터 제공량을 내세우고 있다. 국내 통신사 입장에서는 해외 사업자와의 도매 요율 협상, 데이터 트래픽 관리 효율화가 수익성 유지의 관건이 된다.

 

KT는 겨울방학 프로모션 이후에도 고객 락인 전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3월부터 8월까지 별도의 고객 보답 프로그램을 운영해 로밍 이용자와 장기 고객의 충성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단기 할인 이벤트를 넘어, 계절·지역·연령대별로 세분화된 로밍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수순으로 해석된다.

 

김영걸 KT 서비스프로덕트본부장 상무는 해외여행 수요 증가 국면에서 실질적인 혜택 제공을 내세웠다. 그는 해외여행에서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로밍 상품을 지속 개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통신업계는 KT의 이번 프로모션을 계기로 경쟁사들도 데이터 증량, 국가 확대, 요금 단순화 카드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결국 고객이 체감하는 ‘예상 요금 범위 내 사용 경험’이 로밍 시장 경쟁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로밍 전략이 실제 해외여행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선택을 받을지 지켜보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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