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장보기 멤버십 전쟁 격화”…네이버플러스, 롯데마트 제타패스 품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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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이커머스 업계가 장보기 고객을 묶어두기 위한 멤버십 경쟁으로 술렁이고 있다. 네이버가 자체 유료 멤버십에 대형 마트의 유료 구독 혜택을 결합하면서 플랫폼 간 구독 경쟁 구도가 한층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정부의 온라인 유통 및 플랫폼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형 플랫폼과 오프라인 유통사의 결합 멤버십이 유통 생태계 전반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유료 구독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롯데마트의 온라인 서비스 ‘롯데마트 제타’ 혜택을 새로 추가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따르면 이번 제휴로 멤버십 전체 회원은 롯데마트 제타의 유료 멤버십 ‘제타패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대표 회원뿐 아니라 패밀리 멤버도 각각 혜택을 쓸 수 있어, 가족 단위 이용자의 온라인 장보기 편의가 커질 전망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롯데마트 제타 혜택 추가…제타패스 무료 이용 (사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롯데마트 제타 혜택 추가…제타패스 무료 이용 (사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 제공 기간은 2026년 12월 17일까지다. 회원이 제타패스 서비스를 신청하면 그 시점부터 1개월 이용권이 자동 지급되며, 1개월 이용이 끝난 이후에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유지하면 다음 회차에 혜택이 자동 갱신된다. 다만 네이버와 제휴사의 사정에 따라 사전 고지 없이 조기 종료될 수 있는 만큼, 장기 이용을 계획한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롯데마트 제타패스는 온라인 장보기 수요를 겨냥한 롯데마트 제타의 핵심 유료 구독 상품이다. 제타패스 가입 고객은 롯데마트에서 1만 5000원 이상 구매할 경우 횟수 제한 없이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다. 매주 바뀌는 신선·가공 신상품에 대해 5% 할인도 제공해, 식품·생필품 중심의 장보기 수요를 집중 공략하는 구조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기존에도 다양한 제휴 혜택으로 구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현재 우버 택시, 요기요 ‘요기패스X’, 편의점 CU, 롯데시네마, 신세계면세점, 신라인터넷면세점, 차량 공유 서비스 쏘카 등 다양한 제휴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멤버십 전용 쇼핑 할인, 포인트 적립 등 기본 혜택을 더해 커머스 이용 빈도를 높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결합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차별화 요소다. 회원은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네이버 웹툰 쿠키, Xbox PC Game Pass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추가로 구독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동영상·음악·게임·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 소비를 한 번에 묶는 ‘번들 구독’ 모델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번 롯데마트 제타패스 무료 제공은 네이버 입장에서 장보기 영역 트래픽을 확보하고, 롯데마트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 유입과 자사 온라인 채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계 전반의 멤버십 번들링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 경쟁사들도 자체 유료 멤버십을 통해 무료배송·할인·콘텐츠 결합을 확대해 온 만큼,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빅테크 플랫폼 간 제휴 범위가 추가로 넓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중소 온라인몰과 중소형 유통업체들로선 대형 플랫폼 중심으로 소비자 충성도가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배송비·할인·콘텐츠를 묶은 대형 번들 멤버십이 표준처럼 자리 잡을 경우, 개별 온라인몰이나 골목상권 매장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공산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영업·소상공인 단체와 지자체 차원의 공동 마케팅, 지역 멤버십 등 대안 마련 논의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부와 국회는 최근 플랫폼 공정거래, 온라인 유통시장 경쟁 촉진 등을 둘러싼 제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멤버십 번들링이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시장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수수료 구조와 함께 멤버십 설계 방식에 대한 정책 검토도 병행될 가능성이 있다. 해외에선 이미 글로벌 빅테크들이 유통·콘텐츠·물류를 묶은 구독 모델을 확산시키고 있어, 국내 유통·플랫폼 산업에도 유사한 흐름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유통 전문가는 “플랫폼 멤버십에 오프라인 대형마트 유료 구독을 얹는 방식은 장보기 시장을 둘러싼 구독 전쟁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신호탄”이라며 “소비자는 편리해지지만 중소 유통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시장 집중도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롯데마트의 이번 제휴가 국내 유통·이커머스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어떻게 바꿀지, 장기적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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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플러스멤버십#롯데마트제타패스#온라인장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