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도시정비 10조 수주 달성…현대건설, SMR 보조금 호재에 주가 강세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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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주가가 도시정비사업 10조원 수주와 미국 소형모듈원전 SMR 사업 보조금 호재가 맞물리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비사업 수주 잔고 확대와 차세대 원전 사업 가시성이 커지면서 기업 가치 재평가 기대가 유입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해외 원전 진출 속도와 국내 주택 경기 회복이 향후 주가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보고 있다.

 

3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장중 7만300원까지 오르며 전일 대비 6.68퍼센트 상승했다. 장중 기준 고가는 7만900원, 저가는 6만5천800원으로 넓은 가격 레인지를 형성했고, 대량 거래를 동반한 강세 흐름이 이어졌다. 최근 주가는 11월 중순 저점을 통과한 뒤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며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 완화 신호를 보이고 있다.

[특징주 분석] 도시정비 10조 수주 달성… 현대건설 원전관련주 성장세 강화
[특징주 분석] 도시정비 10조 수주 달성… 현대건설 원전관련주 성장세 강화

수급 측면에서는 11월 말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번갈아 매수에 나서며 바닥 탈출을 시도하는 양상이다.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은 약 27만 주를 순매수해 수급 주도권을 확보했고, 기관도 저가 매수에 나서며 주가 하방을 방어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 전환 시 약세, 기관 매수 강화 시 단기 반등세 확대라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현대건설은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76위로 대형주에 속하며 상장주식수는 약 1억1천135만 주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20.08퍼센트로 삼성E&A 48.3퍼센트보다는 낮지만 GS건설 25.21퍼센트, DL이앤씨 30.84퍼센트와 경쟁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시가총액은 약 7조8천283억원이며,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0.51배로 삼성E&A 0.48배와 유사하고 GS건설 0.9배보다 낮아 상대적 저평가 구간으로 분류된다.

 

실적 측면에서는 2024년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2025년에는 매출 30조원대 유지와 영업이익 6천299억원 달성이 예상되며 턴어라운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재 PBR 0.51배는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평가돼 가치주 매력이 부각되는 구간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증권가 평균 투자의견은 매수 3.89점, 목표주가는 8만5천263원으로 현 주가 대비 20퍼센트 이상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채비율은 179퍼센트로 건설업 특성을 감안할 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모멘텀은 도시정비사업에서의 압도적인 수주 성과다. 현대건설은 12월 초 장위15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내며 연간 도시정비 수주액 1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서울 압구정2구역 등 핵심 입지와 지방 대도시를 포함해 총 11건의 대형 사업을 수주해 약 10조5천억원 물량을 확보했고, 7년 연속 업계 1위 체제를 굳혔다. 업계에서는 단기간 수주량 확대를 넘어 향후 수년간 안정적 매출 기반이 확보됐다는 점이 기업 가치 상향의 근거가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이슈 측면에서는 미국 SMR 사업 진척이 주가 상승의 또 다른 축으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부가 현대건설의 파트너사인 홀텍 인터내셔널이 추진하는 미시간주 팰리세이즈 SMR 건설 프로젝트에 약 6천억원 규모의 보조금 지원을 확정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이 프로젝트는 내년 1분기 착공,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대건설은 단순 시공사 역할을 넘어 글로벌 차세대 원전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SMR 사업 진출이 현대건설을 주택 중심 전통 건설주에서 에너지 인프라 관련주로 재정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본다. 정부가 원전 생태계 복원과 수출 확대를 정책 기조로 내세운 상황에서, 미국 프로젝트를 발판으로 한 글로벌 시장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멀티플 상향이 가능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단기적으로는 비재무적 요인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현대건설이 운영하는 여자 프로배구단의 연승 행진과 관중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기업 이미지와 대중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직접적인 이익 기여도는 제한적이지만, 강력한 정비사업 수주 실적과 맞물려 1등 기업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관측이다.

 

3일 장중 급등은 대형 도시정비 수주와 미국발 SMR 호재가 동시에 부각되며 거래대금이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직전 매물대를 소화하며 기술적 저항선을 돌파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시장 일부에서는 이번 상승을 단기 기술적 반등보다는 펀더멘털 개선과 성장성 확보를 전제로 한 추세 전환 초입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테마 측면에서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와 원전 SMR 양대 테마의 대표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한 달간 수급은 단순 주택 건설 이슈보다 SMR과 같은 신성장 동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을 보였다. 여기에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주기적으로 부각되면서 도시정비 테마가 재점화될 때마다 주가가 탄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동종 건설사와 비교하면 현대건설의 강점은 10조원을 웃도는 정비사업 수주 잔고와 SMR 분야 선도적 지위다. 반면 2024년 예상 대규모 영업적자는 단기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2025년 실적 정상화에 대한 가시성이 경쟁사보다 뚜렷해 실적 회복 국면에서 주가 탄력은 업종 평균을 상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기술적으로는 7만원대 지지 여부가 추가 상승을 위한 관건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7만원선 안착 시 7만5천원 부근까지 반등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면서도, 6만8천원선이 무너질 경우 매물 소화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투자자들이 점검해야 할 리스크로는 건설 원자재 가격 변동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불안 가능성이 거론된다. 해외 원전 사업의 경우 인허가 절차와 정치적 변수에 따른 일정 지연 위험도 상존한다. 단기 급등 이후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펀더멘털 개선 추이와 수주·원가 구조 변화를 함께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향후 주가 흐름은 SMR 착공 진행 상황과 국내 주택 경기 회복 속도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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