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값 0.4% 반등…연준 비둘기 전환에 달러 약세·국내 시세 동반 상승

윤지안 기자
입력

12월 11일 금 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결정과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 여파로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단기적으로 가격 급등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환율과 금리 인하 경로에 따라 국내 투자자의 부담과 기회 요인이 동시에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이 연준의 완화적 신호와 달러 약세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며,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국내 금 시세와 자산 배분 전략이 달라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12월 11일 국내 금 1돈 시세는 753,413원으로 집계됐다. 전일인 10일 750,675원 대비 2,738원, 상승률로는 0.4% 오른 수준이다. 같은 날 오전 9시 기준 국제 금시세를 반영한 국내 기준가는 749,833원이며,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9원 내린 1,465원에 거래 중이다. 전일 하루 금 현물 거래대금이 960억 원에 이르렀을 정도로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개인과 기관 모두 금 시세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분석] 미 연준 ‘비둘기’ 선회에 금값 반등…환율·금리 인하 변수 주목 (금값시세)
[분석] 미 연준 ‘비둘기’ 선회에 금값 반등…환율·금리 인하 변수 주목 (금값시세)

최근 1주일간 국내 금 1돈 시세는 5일 753,675원에서 9일 747,713원 사이를 오가며 박스권 등락을 반복했다. 11일 시세는 1주일 평균 대비 2,448원, 0.3% 높고, 최근 30일 평균과 비교하면 16,610원, 2.3%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1년 기준 최저가였던 421,875원과 비교하면 78.6% 오른 가격이며, 같은 기간 최고가인 851,250원보다는 아직 11.5% 낮아 고점 부담은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금값 반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미국 통화정책 변화다. 삼성금거래소에 따르면 연준이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25bp 인하한 직후 금 가격은 일시적으로 하락했으나, 이후 공개된 성명서와 점도표가 시장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라는 평가가 확산되면서 빠르게 방향을 틀었다. 성명서에 고용 둔화 위험이 강조되자, 투자자들은 연준이 향후 경기 방어에 무게를 둘 수 있다고 해석했다.

 

글로벌 시황 정보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수요일 금 가격은 온스당 4,230달러를 상향 돌파하며 10월 이후 최고치 수준을 다시 시험했다. 연준은 공식적으로 내년 추가 인하를 한 차례로 제한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 속 완화적 뉘앙스를 반영해 2026년까지 두 차례 이상 추가 인하 가능성을 약 68% 수준으로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정책 당국이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도 2025년과 2026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하향한 점도 실질 금리 하락 기대를 키워 금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와 완화적 메시지는 달러 약세 압력을 키우며 금의 매력을 상대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통상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안전자산으로, 실질 금리가 낮을수록 보유 비용이 줄어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는 구조다. 이번 회의 이후 단기 실질 금리가 낮아지고 달러화 강세가 진정되면서, 금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강화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 금 시세는 국제 금 가격에 더해 환율 흐름이 결합되며 결정되고 있다. 11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1,465원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1,460원 중반에서 지지력을 보이며 박스권을 형성 중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 기조에도 불구하고 국내 결제 수요와 일부 안전자산 선호가 맞물리며 환율이 쉽게 1,460원 아래로 내려가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환율 흐름은 달러 약세에 따른 금값 조정 폭을 줄이고, 국제 시세 상승 시에는 국내 금값 상승 폭을 키우는 완충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흐름과 수출 네고 물량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삼성금거래소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순매수가 이어지고 수출 기업의 네고 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회될 경우 환율 하락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수입 결제 수요와 일부 역송금 수요가 맞물리면 1,460원선이 당분간 환율의 하단 지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된다.

 

금 투자자들의 전략도 미세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와 향후 경로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이 동시에 존재하면서, 금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파월 의장의 발언이나 점도표 수정처럼 단어 한두 개의 변화에도 시세가 크게 출렁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 단기 트레이딩 위주의 공격적 매매는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2026년까지의 인하 횟수 전망, 그리고 원달러 환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분할 매수 전략을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향해 완만히 하락하는 가운데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금 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금값의 방향성은 연준의 추가 인하 신호, 미국과 주요국의 성장률과 물가 지표, 그리고 달러 가치 흐름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다음 연준 회의와 주요 거시지표 발표 결과를 지켜보며 금과 환율의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당국과 투자자 모두 변동성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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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금값#원달러환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