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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특검 뒤잇는 군 수사기구 출범…국방부, 국방특별수사본부 15일 가동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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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논란을 둘러싼 군 내부 책임 규명과 향후 군 수사 체계 재정비를 두고 국방부와 군 수사기구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내란수사 특별검사팀 수사 종료 시점과 맞물려 군 차원의 국방특별수사본부 출범이 예고되면서, 관련자 수사 범위와 수위가 정치권과 군 안팎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방부는 11일 12·3 비상계엄 관련 군 불법행위를 수사할 국방특별수사본부를 오는 15일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수사 주체와 규모, 향후 수사 방향을 함께 제시하며 내란특검 이후 공백 없이 군 차원의 후속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국방특별수사본부는 국방부 검찰단장 직무대리가 본부장을 맡고, 군사경찰 수사관 등 지원 인력을 포함해 총 40명 규모로 구성됐다. 방첩사령부 소속 일부 수사 인력도 지원 인력으로 참여해 군 정보·방첩 분야의 수사 역량을 보강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검찰단과 군사경찰, 방첩 조직을 연계한 합동 수사 체계를 통해 군 내부 지휘라인 전반에 대한 책임 여부를 폭넓게 살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특수본은 오는 14일 수사 기간이 종료되는 내란수사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인계받는다. 내란특검이 기한 내 마무리하지 못한 수사 사안과 더불어, 특검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제기됐으나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못한 의혹까지 자체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특검 수사자료 분석과 관련자 진술 재검토, 군 내부 기록 확보 등이 초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수사 범위는 내란특검 인계 대상에 그치지 않는다. 국방부는 감사관실을 중심으로 진행한 군 자체 조사 결과 가운데 형사 책임 여부가 문제될 수 있는 사안과, 국방부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를 통해 접수된 제보 중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도 특수본 수사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식으로 군 내부 신고와 외부 제보를 포괄해, 비상계엄 관련 지시·집행 과정 전반에 대한 입체적 조사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관련 현안 질의에서 군 자체 조사와 향후 처벌 기준과 관련해 자진 신고를 언급했다. 안규백 장관은 비상계엄 관련 군 내부 과오에 대해 질문을 받자 "자신의 과오를 자진해서 신고할 경우 정상 참작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사의 엄정성을 유지하되, 상명하복 구조에서 하위 지휘관과 실무자의 책임 문제를 어떻게 구분할지에 대한 고민도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정치권에선 내란특검 종료와 국방특별수사본부 출범을 둘러싸고 수사 연속성과 독립성을 놓고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야당은 그동안 비상계엄 논란과 관련해 군과 정부의 조직적 개입 의혹을 제기해 왔고, 특검 수사 종료 이후에도 군 내부 자정 능력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여당은 사법 절차를 통한 사실 규명과 군 기강 정립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정치적 공세 차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선 경계하는 기류를 보여 왔다.

 

군 안팎에선 특수본 출범으로 수사 기간이 사실상 연장되는 만큼, 비상계엄 준비와 관련된 문건 작성·보고 라인, 지휘 체계 상층부에 대한 조사 강도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헌법존중 TF에 접수된 제보 내용이 실제 수사로 연결될 경우, 법적 책임 범위뿐 아니라 향후 군 내부 인사와 조직 개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국방특별수사본부 출범 이후 수사 진행 상황을 단계적으로 설명하되, 수사 기밀과 군 기강 유지를 이유로 과도한 정보 노출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특수본 운영 과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요구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 제도적 장치 논의가 병행될 가능성이 있다.

 

내란특검 종료를 앞두고 국방특별수사본부가 새로 가동되면서, 비상계엄 논란은 군 수사와 국회 논의를 축으로 다시 한 번 정국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회는 향후 회기에서 특수본 수사 경과를 점검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관련 제도 보완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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