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가 1년 새 200퍼센트 급등…SK하이닉스, 투자경고종목 지정으로 변동성 경계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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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주가가 1년 사이 200퍼센트 넘게 급등하면서 한국거래소가 2025년 12월 11일부로 투자경고종목 지정을 예고했다. 반도체 대장주의 단기 과열 신호가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시장 변동성 관리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향후 추가 급등 시 매매거래 정지 가능성까지 거론돼 관련 투자전략 조정 여부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는 시장감시규정 제5조의3과 같은 규정 시행세칙 제3조의3에 따라 SK하이닉스를 12월 11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지정 사유로 2025년 12월 10일 종가가 2024년 12월 10일 종가 대비 200퍼센트 이상 상승한 점을 첫 번째로 들었다. 또 10일 종가가 최근 15일간 종가 중 최고가를 기록했고, 최근 15일 동안 시세영향력을 고려한 매수관여율 상위 10개 계좌의 관여율이 위원장이 정한 기준에 해당한 일수가 4일 이상인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공시속보] SK하이닉스, 투자경고종목 지정→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경계
[공시속보] SK하이닉스, 투자경고종목 지정→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경계

거래소는 주가 급등에 따른 과열을 경계하며 투자자 주의보를 함께 알렸다. 특히 투자경고종목 지정일 이후 2일간 주가가 40퍼센트 이상 추가 상승하면서 투자경고종목 지정 전일 종가를 상회할 경우, 1회에 한해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거래정지 가능성 언급은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수요에 제동을 거는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단기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동시에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인공지능 관련 투자 열기가 SK하이닉스 주가 급등을 이끈 가운데, 감독당국의 경고 조치가 투자심리를 일부 식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상장 대형주의 투자경고 지정은 패시브 자금과 개별 투자자의 운용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단기적으로 수급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투자경고종목 지정에 따른 규제도 강화된다. 거래소는 SK하이닉스를 매수할 때 위탁증거금을 100퍼센트 납부해야 하며, 신용융자를 통한 매수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용증권으로도 인정되지 않아 레버리지 활용이 제한된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제한이 과열을 완화하는 한편, 일부 차입 투자 수요를 위축시켜 거래량이 단기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제 요건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거래소는 지정일부터 계산해 10일째 되는 날 이후 특정일에 해제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않을 경우, 그 다음 날 투자경고종목에서 해제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가 지정 기간 중 다시 급등할 경우 투자위험종목으로 격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면 매매 제한 강도가 한층 강화돼,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동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SK하이닉스가 투자경고종목에서 해제될 경우에는 곧바로 투자주의종목으로 전환된다. 거래소는 투자경고종목 지정 해제와 동시에 재지정 예고 사유로 투자주의종목 지정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과열 종목에 대한 경보 단계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면서도 일정 기간 투자자 경각심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조치는 반도체 업황 기대를 등에 업고 급등한 대형주의 주가 흐름에 시장감시 장치를 가동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시와 제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 특성상, 단기적으로는 SK하이닉스를 둘러싼 매수·매도 공방이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거래소는 투자경고종목 지정이 투자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 유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강조하며, SK하이닉스 투자자들에게 높은 변동성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당국은 향후 주가와 수급 흐름을 모니터링하며 시장 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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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한국거래소#투자경고종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