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카카오톡 피드형 개편”…사용자 80% “이전 방식 선호” → 플랫폼 변화 논란

강민혁 기자
입력

카카오톡의 대대적 인터페이스 개편이 일상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의 패러다임 변화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적 메신저로 자리잡은 카카오톡이 최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와 유사한 '피드형' 구조로 친구 탭을 재구성한 데 대해, 사용자 10명 중 8명은 “예전 버전으로 돌릴 수 있다면 돌리겠다”고 밝혔다. 변화의 취지가 소셜 기능 강화에 있다지만, 실제 이용 경험에서는 '알고 싶지 않은 소식'의 강제 노출, 사적 활동 공개 등 사생활 피로감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업계는 카카오톡 사용자 경험이 단순 메신저를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분기점에서 서비스 혁신과 이용자 선택권 간 균형점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본다.

 

13일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20~60대 카카오톡 이용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업데이트 버전을 쓰는 이들 중 79.7%가 ‘예전 방식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번 개편은 친구 목록을 카드식 피드로 보여주고, 사진·글·상태를 연속적으로 노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응답자의 90.9%가 “내 활동이 친분 없는 타인에게 보일 수 있어 부담된다”, 90.1%는 “별로 원하지 않는 소식까지 접하며 피로감을 느낀다”며 기능 변화에 부정적 목소리를 냈다. 긍정 반응은 ‘친구 소식 파악’ ‘다양한 콘텐츠 경험’ 등의 항목에서 20% 수준에 머물렀다.

카카오톡의 이번 구조 변화는 글로벌 메신저와 소셜 서비스의 경계를 허물고 ‘네트워크형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은 피드형 구조를 기반으로 광고, 콘텐츠 추천, 비즈니스 연계성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메신저의 주 사용 동기가 지인·가족·동료 간 간결한 커뮤니케이션임을 고려하면, 과도한 정보 밀도와 사생활 노출은 기존 기대 가치와 상충될 소지가 있다.

 

경쟁 서비스의 국내외 사례를 보면, 라인·위챗 등 주요 메신저 앱들은 일부 소셜 기능을 도입했으나 개별 설정의 자유도를 중시했다. 미국·유럽 시장에서도 메시징과 소셜 서비스의 결합에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데이터 노출·피로도 등 잠재적 위험성이 서비스 충성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법제도상, 카카오톡의 이번 업데이트는 명백한 개인정보 유출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이용자 동의 및 공개범위 설정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업계 의견이 많다. 미디어 플랫폼의 서비스 설계가 사회적 신뢰와 고객 저항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자율적 혁신 시도와 더불어 “실제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의 불편·신뢰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이용자 이탈과 플랫폼 영향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논란이 서비스 혁신 과정의 필연적 진통인지, 아니면 이용자 선택권을 외면한 기능 설계의 한계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카카오톡#미디어연구센터#피드형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