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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전설중생 중국 상륙”…그라비티, MMORPG로 글로벌 성과 확대 노린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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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3D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인 선경전설중생이 중국 시장에 정식 진입하며 그라비티의 글로벌 MMORPG 확장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부의 외자 판호를 확보한 타이틀인 만큼 중국 내 규제 장벽을 통과한 해외 게임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모바일 게임 매출 규모가 세계 최대 수준인 시장으로, 동남아와 대만홍콩마카오에서 이미 검증된 성과를 바탕으로 중국 매출까지 더해질 경우 그라비티의 해외 매출 비중이 한층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라비티는 25일 모바일 MMORPG 선경전설중생을 중국 지역에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용자는 중국 애플 앱스토어와 탭탭에서 게임을 내려받아 즐길 수 있다. 선경전설중생은 지난해 12월 중국 국가신문출판부로부터 외자 판호를 획득해 중국 서비스 기반을 마련했으며, 10월 2일부터 진행된 사전 예약에는 100만명 이상 사용자가 참여했다. 중국 내 퍼블리싱은 현지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기업인 링시게임즈가 맡는다.

선경전설중생은 전통적인 6개 직업군 구성을 유지해 원작의 감성을 계승하면서도 3D 그래픽과 화면 전환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방치형 수집과 자동 전투 요소를 결합한 구조로, 이용자가 장시간 접속하지 않아도 캐릭터 성장과 자원 수급이 가능한 점이 모바일 환경에 맞춘 설계로 평가된다. 특히 모든 서버 이용자가 함께 사용하는 통합 거래소를 채택해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의 개방성을 높였다.

 

통합 거래소에서는 대부분의 아이템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거래 가격 정보는 실시간으로 공개되며, 서버별 상황 시스템을 통해 거래소 내 거래량과 아이템 수급 현황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특정 서버 내 경제 왜곡을 줄이고, 아이템 시세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제공해 이용자의 거래 편의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차별점으로 꼽힌다. 경제 시스템을 중시하는 MMORPG 이용자에게는 시장 분석과 시세 예측 등 추가적인 플레이 동기를 제공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 타이틀은 이미 동남아시아와 중화권 일부 지역에서 상업적 성과를 입증했다. 선경전설중생은 지난해 동남아시아 지역과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에 각각 출시됐다.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지역 애플 앱스토어 무료 인기 게임 1위에 올랐고, 태국 구글플레이 무료 인기 게임 2위를 기록했다. 마카오 지역에서는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2위,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5위를 달성했다. 동남아와 마카오에서의 주요 지표는 콘텐츠 체류 시간과 과금 구조가 현지 유저 성향에 일정 수준 이상 부합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그라비티는 현지 상황에 밝은 링시게임즈와 손을 잡았다. 중국은 판호 제도와 현지화 요구사항 등 규제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현지 퍼블리셔와의 협업이 서비스 안정성과 이용자 유입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해 왔다. 링시게임즈는 중국 내 서비스 운영과 마케팅, 고객 대응 등을 맡아 로컬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병행한다. 그라비티는 글로벌 서비스 운영 경험과 원작 IP 관리, 콘텐츠 업데이트 전략을 제공해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다.

 

수익 구조 측면에서 선경전설중생은 캐릭터 성장, 장비, 코스튬 등 다양한 아이템과 패키지를 중심으로 매출을 창출하는 전형적인 모바일 MMORPG 모델을 따른다. 여기에 방치형 요소를 결합해 일일 접속 시간은 짧지만 꾸준히 유지되는 라이트 이용자층과 장시간 플레이하는 코어 이용자층을 동시에 겨냥했다. 특히 통합 거래소를 중심으로 한 경제 설계는 아이템 수급 구조와 결제 유도 방식이 직결되는 만큼, 중국 서비스 과정에서 밸런스 조정이 핵심 운영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

 

그라비티는 중국 정식 출시를 맞아 사전 예약 신청자에게는 한정 포링 코스튬 세트와 일반 카드 선택 상자 등 각종 인게임 자원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출시 기념 인게임 이벤트를 진행해 초기 접속량과 잔존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초기 1개월간의 이용자 지표가 중장기 매출 곡선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첫 분기 운영 성과가 향후 업데이트 전략과 마케팅 강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진환 그라비티 사업 총괄 이사는 선경전설중생을 방치형과 MMORPG의 재미를 모두 담아낸 라그나로크 시리즈의 색다른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선 론칭 지역에서 거둔 성과를 언급하며 정식 론칭을 기다린 유저에게 안정적인 서비스와 콘텐츠 완성도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라비티가 중국에서 이번 타이틀을 안착시킬 경우 중국 내 모바일 MMORPG 포트폴리오 확대와 후속 IP 전개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자국 게임 중심의 구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외자 판호를 획득한 해외 게임에만 제한적으로 문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그라비티가 선경전설중생으로 중국 이용자층을 확보할 경우, 한국 게임사가 규제 환경 속에서도 IP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산업계는 선경전설중생이 중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 그리고 그 결과가 국내 게임사의 중국 공략 전략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하고 있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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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선경전설중생#링시게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