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실적 따라 승자·패자 뚜렷”…미국 매그니피센트 세븐, 테크 주가 희비와 투자 지형 변화
현지시각 20일, 미국(USA) 뉴욕 증시에서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는 7대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인공지능(AI) 사업 실적에 따라 극명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AI 성과 중심의 성장 구도가 굳어지면서,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시가총액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애플과 테슬라는 실적 기대치에 못 미치며 시장의 조명을 받고 있다. 이번 현상은 미국 IT 시장을 넘어 글로벌 투자지형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지 증권가에 따르면, S&P500 지수의 35% 비중을 차지하는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모건스탠리 추정치 기준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S&P500 내 나머지 493개 기업의 순이익은 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엔비디아(Nvidia)는 AI 칩 수요 호조에 힘입어 2024년 이후 주가가 20% 이상 추가 상승했다. 메타플랫폼스(Meta Platforms)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역시 AI 분야 실적 개선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으며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애플(Apple)은 지난해 발표한 ‘애플 인텔리전스’ 이후 실질적인 AI 성과 미흡과 시리(Siri) 업데이트 지연 문제로 올해 들어 주가가 16% 하락했다. 테슬라(Tesla) 역시 전기차 판매 부진과 비AI 이슈에 출렁이며 18% 가까이 빠졌다. 알파벳(Alphabet)은 AI 서비스 ‘제미나이’ 출시와 검색의 ‘AI 개요’ 기능 확대로 데이터 역량을 과시하고 있으나, 미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와 AI 챗봇 확산에 따른 검색시장 점유율 하락 우려로 2% 약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빅테크 기업 간 현격한 실적 격차는 투자자 행동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최근 애플 지분을 줄이고 엔비디아 및 마이크로소프트로 자산을 이동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증권가는 전했다. 반면, 테슬라는 CEO 일론 머스크가 AI 및 로봇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전기차 실적 부진과 경영진 리스크로 인해 주가 회복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각국 언론과 주요 매체도 이번 현상을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AI 주도권이 테크 대장주 간 실적 격차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블룸버그는 “승자와 패자가 뚜렷이 가려지는 AI 도약기의 본격화”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AI 성과에서 뒤처진 기업이 주주 신뢰와 시장 평가 모두에서 위기를 맞이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증권가는 2분기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애플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업별 주가 변동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 파트너는 “빅테크 실적 발표가 AI 투자성과와 맞물려 주가 차별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매그니피센트 세븐 내부에서도 승자·패자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업계에서는 AI 성장성, 데이터 역량, 신사업 실적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이 혼재돼 매그니피센트 세븐의 위상이 재편될 가능성을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기존 ‘FAANG’ 개념에서 출발한 초대형 테크 지형이 이번 실적 시즌을 기점으로 다시 한 번 변화의 분기점에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사회는 미국 테크기업 AI 경쟁의 향방에 주목하며, 앞으로의 실질적 사업성과와 주가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