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공장 본격 가동 임박”…에코프로비엠, 유럽 생산거점 확대에 주가 반등
에코프로비엠의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 준공으로 유럽 생산 거점 확보가 가시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주가는 바닥권 인식 속에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와 유럽 공급망 확장 기대가 교차하는 구간에서 향후 주가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이 유럽 CAPA 확대와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기차 업황과 메탈 가격, 글로벌 친환경 정책 변화가 향후 동력을 좌우할 변수로 거론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5일 오전 장중 기준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160,400원으로 전일 대비 1.58% 상승했다. 11월 말 14만 원대까지 밀렸던 주가는 12월 초 헝가리 공장 준공 이슈를 계기로 거래량이 늘며 16만 원선 회복을 시도하는 중이다. 이날 주가는 장중 저가 156,900원, 고가 162,400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최근 흐름을 보면 저점을 점차 높여가며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며 지난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를 완화하려는 시도도 관측되고 있다.
![[분석] 헝가리 양산 가시화… 에코프로비엠 양극재관련주 유럽 모멘텀 확장](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5/1764901857554_857647961.jpg)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엇갈린 행보가 두드러진다. 최근 1주일간 외국인은 11월 28일 9만5,000주, 12월 3일 5만1,000주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반면 기관은 12월 1일 하루에만 20만4,000주를 순매수하며 강한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매도 전환 시점에는 주가가 약세 압력을 받았지만, 기관 대량 매수세가 유입된 구간에서는 단기 반등 탄력이 커지는 패턴이 확인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관이 단기 조정 시 매수 주체로 나서며 주가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에코프로비엠은 약 15조6,873억 원 규모로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장주식수는 약 9,780만 주로, 유동 물량이 활발히 거래되는 코스닥 대표 대형주로 꼽힌다. 2차전지 업종 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셀 메이커와 엘앤에프 등과 비교해 시가총액과 시장 지배력에서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12.38%로 엘앤에프 16.80%보다 낮고 삼성SDI 24.27%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외국인 비중이 높지 않아 향후 수급 변화에 따라 주가 탄력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뒤따른다.
에코프로비엠의 밸류에이션 수준은 업계 평균 대비 높은 편이다. 2024년 연간 실적은 전기차 캐즘으로 불리는 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매출 2조7,668억 원, 영업이익 -341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다만 2025년에는 매출 2조6,347억 원, 영업이익 1,226억 원으로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주가 기준 PBR은 약 6.6배로, 2차전지 소재 업종 내에서도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을 반영하는 구간이다. 시장에서는 2025년 이후 실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어, 실제 EPS 개선 폭이 향후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에코프로비엠의 부채비율은 2024년 말 기준 118.7%로 관리되고 있으며, 유보율은 2,400%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격적인 CAPA 확대에도 불구하고 재무 구조가 비교적 양호한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가총액 15조 원대에 상장주식수 9,780만 주 규모를 감안할 때, 대규모 설비 투자 이후 실제 가동률과 수익성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주가 변동의 핵심 동력으로는 헝가리 데브레첸 양극재 공장 준공이 지목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번 공장 가동을 통해 연간 5만4,000톤, 전기차 약 60만 대 분량의 양극재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북미에 치우쳤던 공급망을 유럽으로 분산한 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공장 내에는 리튬 가공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공업용 가스 생산을 맡는 에코프로에이피 시설이 동시 입주해 원재료·부자재 조달과 물류비를 줄이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수직 계열화 구조를 구축했다. 준공식에 SK온, GEM 등 글로벌 고객사가 참석한 점은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
내부 요인도 투자 심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문호 사장이 장내에서 자사주를 매수해 지분을 확대한 점은 경영진이 현재 주가 수준을 저평가 구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준원 전무의 대통령 표창 수상 등 기술 성과도 부각되면서 하이니켈 양극재 분야에서의 기술 격차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다소 완화한 모습이다. 2차전지 업황 전반에서 ‘바닥론’이 고개를 들며 소재주 전반으로 온기가 번지는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이 대장주 역할을 하며 테마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룹사와 관련주 흐름도 연동되는 양상이다. 12월 초 헝가리 공장 준공 소식이 전해진 뒤 에코프로 머티리얼즈, 에코프로 등 에코프로 그룹주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리튬 가격 하락세가 안정 국면에 접어든 점도 2차전지 소재주 전반의 반등 트리거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동시에 유럽 전기차 시장의 회복 속도와 EU 환경 규제 정책은 향후 양극재 주문량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히며, 시장의 유럽 관련 뉴스 민감도도 높아진 상태다.
동일 업종 내 경쟁사와 비교하면 에코프로비엠의 강점은 공격적인 CAPA 확장이다. 헝가리 공장을 포함한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전기차 수요 회복기에 수혜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밸류에이션은 명확한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엘앤에프가 상대적으로 낮은 PER과 시가총액을 형성하고 있는 것과 달리 에코프로비엠은 프리미엄을 받고 있어, 향후 실적 성장 속도가 높아진 기대치에 부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삼성SDI 등 셀 제조사 대비 소재단의 이익률 회복 탄력성이 높을 수 있어 업황 회복기에는 주가 상승 반응이 더 민감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단기 주가 전략 측면에서 15만5,000원선 지지 여부가 수급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최근 외국인 매도 물량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관 매수세가 16만 원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어, 16만5,000원대 매물대를 돌파할 경우 추가 상승 여지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15만 원선이 붕괴될 경우에는 변동성 확대와 함께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중기적으로는 2025년 흑자 전환 가시성이 현실화되는 시점까지 등락이 이어지며 실적 모멘텀 검증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 시 고려해야 할 리스크 요인도 뚜렷하다. 헝가리 공장의 초기 가동 비용 증가가 단기 손익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리튬 등 메탈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경우 재고자산 평가 손실 우려도 남아 있다. 글로벌 정치 지형 변화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정책 축소 가능성도 중장기 성장성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CAPA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실적에 압박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유럽 생산 거점 확대가 2차전지 소재 공급망 재편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고평가 논란과 전기차 수요 둔화 리스크를 동시에 감안한 보수적 접근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향후 주가와 밸류에이션의 방향성은 유럽 공장 수율 안정화 속도와 글로벌 전기차 수요 회복 시점, 그리고 2025년 이후 실적 정상화 정도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