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우량주, 알트코인은 위험자산”…가상자산 시장, 미국 증시 디커플링에 동조 가능성
현지시각 기준 12일, 한국(Korea)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24시간 기준 거래 규모가 12.8% 늘어나는 등 시장 열기가 되살아나는 모습이 관측됐다. 거래량은 크게 증가했지만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간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미국(USA) 증시에서 나타난 성장주와 가치주의 디커플링이 디지털 자산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월 12일 7시 기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주요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은 3조 2,3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일보다 3,679억원 늘어난 수치다. 거래소별로는 업비트가 1조 9,051억원으로 점유율 58.9%를 기록해 1위를 유지했고, 빗썸이 1조 1,551억원(35.7%), 코인원이 1,491억원(4.6%), 코빗이 277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2/1765491080092_506005968.jpg)
종목별로는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에서 리플XRP와 이더리움 등이 거래 상위권을 차지했다. 리플XRP는 3,080억원이 거래되며 거래대금 1위를 기록했지만 가격은 3,037원으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더리움은 3,072억원이 거래됐으나 1개당 4,835,000원에 거래되며 2.09% 하락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2,392억원 규모가 거래되며 1억 3,814만 2,000원으로 1.05% 상승해 주요 대형 코인 가운데 유일하게 오름세를 나타냈다. 롬바드 코인은 546억원의 거래를 동반하며 16.55% 급등, 1,437원에 마감해 개별 재료에 따른 급등주 성격을 드러냈다.
빗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측됐다. 빗썸에서는 스테이블코인 테더가 거래규모 1위를 차지했고, 리플XRP와 이더리움이 각각 2, 3위에 올랐다. 글로벌 비트코인 자금 흐름을 집계하는 코인힐스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 통화 비중은 미국 달러가 51.19%로 절반을 넘었고, 일본(Japan) 엔화가 24.38%, 한국 원화가 14.93%로 3위를 기록해 원화 마켓의 존재감을 재확인시켰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비트코인이 약 2,730조원 수준으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이더리움, 테더, 리플XRP, 비앤비(BNB)가 그 뒤를 이었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2월 11일 1억 3,808만원으로 전일 대비 1.01% 상승했고, 최근 50일 최저가인 11월 22일 1억 2,733만원과 비교하면 약 8.4% 반등한 상태다.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비트코인이 상대적인 방어력을 유지하며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려는 모습으로 평가된다.
이에 반해 이더리움과 주요 알트코인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483만원으로 전일보다 2.19% 떨어지며 비트코인과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도지코인은 211.0원으로 1.40% 내리며 최근 50일 최저가인 206.0원에 근접했다. 지난 10월 고점 305.0원에서 상당 폭 조정받은 양상이다. 리플XRP는 3,036.0원으로 0.03%가량 소폭 하락해 숨 고르기 장세에 머물렀고, 파이코인도 305.2원으로 2.68% 떨어져 알트코인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비트코인 강세와 알트코인 약세 구도가 뉴욕증시에서 불거진 기술주와 전통 우량주 간 디커플링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연합뉴스가 전한 바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오라클이 촉발한 이른바 AI 거품 논란 속에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가 하락한 반면, 전통적 우량주 비중이 큰 다우존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반된 흐름이 연출됐다. 오라클이 인공지능 관련 인프라 확대를 이유로 자본지출 전망을 크게 올리자 과잉 투자 우려가 불거졌고, 주가가 10% 넘게 급락하면서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흔들렸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경기민감주와 가치주로 옮겨가는 순환매 장세가 가상자산 시장에도 투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산군 내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고 인지도와 유동성이 풍부한 ‘우량주형’ 자산으로 인식돼, 오라클 쇼크 이후에도 매수세가 유입되며 가격이 방어되거나 상승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반대로 이더리움, 솔라나, 도지코인 등 다수 알트코인은 나스닥 상장 기술주와 유사한 ‘고위험 성장주’로 분류되며 AI 관련 섹터 조정과 궤를 같이해 하락 압력을 받았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측면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선별적 투자 기조 강화로 읽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과 인공지능 열풍에 대한 재평가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은 수익 변동성이 큰 성장 자산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인프라를 보유한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 내지 ‘가상자산 시장의 블루칩’이라는 내러티브에 힘을 얻고, 각종 알트코인은 위험 프리미엄이 재조정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상자산 시장이 성장주 성격을 지닌 알트코인에서 가치주 성격을 가진 비트코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도기를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증시 기술주의 변동성이 이어지는 한 알트코인에 대한 압박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낙폭이 과도해 보이는 일부 종목이라도 성급한 저가 매수보다는 거시 경제 여건과 위험선호 심리의 안정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비트코인 위주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되, 롬바드처럼 개별 호재나 특정 생태계와 연계된 프로젝트 가운데 독자적인 상승 동력을 확보한 종목을 선별적으로 관찰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언한다. 미국 통화정책과 글로벌 증시 흐름, AI 투자 사이클의 변화가 가상자산 시장에 어떤 2차 파장을 야기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이번 디커플링 국면이 디지털 자산시장 구조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재편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