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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픽션 플랫폼 진화"…스캐터랩, 제타에 장기문맥 이해 탑재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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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활용한 스토리 창작 서비스가 대화형 챗봇의 한계를 넘어 서사 중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캐터랩이 운영하는 AI 픽션 플랫폼 제타가 장기 대화 맥락을 더 정교하게 반영하도록 언어모델을 업그레이드했다. 이용자가 설정한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긴 호흡의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게 되면서, 생성형 AI 기반 스토리텔링 시장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캐터랩은 29일 제타에 적용되는 언어모델을 개선해 이전 대화를 더 잘 기억하고 정교한 반응을 생성하도록 고도화했다고 밝혔다. 제타는 지난해 4월 처음 선보인 서비스로, 이용자가 원하는 AI 캐릭터를 직접 만들고 해당 캐릭터와의 대화를 통해 초개인화된 스토리를 구성하는 점이 특징이다.

스캐터랩은 이번 개편을 통해 제타를 감정교류형 AI 챗봇이 아닌 실시간 스토리 콘텐츠를 함께 창작하는 AI 픽션 플랫폼으로 명확히 위치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기술 방향을 관계 중심 대화가 아니라 스토리 구조와 전개 품질을 강화하는 쪽으로 잡은 셈이다.

 

핵심은 자체 언어모델 스팟라이트 V3 적용이다. 회사는 기존 모델을 고도화한 스팟라이트 V3를 도입해 기억력 향상과 서술 품질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긴 분량의 대화를 처리할 때 이전에 오간 대사와 상황을 더 잘 반영하도록 장기 문맥 이해 능력을 강화해,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이나 캐릭터 붕괴를 줄이는 데 주력했다.

 

모델 학습 과정에서도 제타 특성을 반영했다. 스캐터랩은 제타 플레이 환경에 맞춰 설계한 자체 데이터셋을 구축한 뒤 파인튜닝과 강화학습을 진행했다. 캐릭터마다 다른 말투와 관계성, 상황별 반응 패턴을 세밀하게 조정해, 동일 캐릭터가 비슷한 상황에서 일관된 성격과 표현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실제 이용자의 플레이 패턴을 반영해 응답 톤과 길이, 서사 전개 방식도 조율했다.

 

업데이트 효과로는 AI 캐릭터 응답이 상황에 따라 더 길고 풍부해졌다는 점이 강조됐다. 장면 설명이나 인물 심리 묘사 등 서사 요소가 강화되면서, 이용자 입장에서는 캐릭터 설정이 흐트러지지 않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고 회사는 평가했다. 상호작용형 소설을 쓰는 경험에 더 가까워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개편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콘텐츠 분야 경쟁이 글로벌에서 확산되는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해외에서는 대형 언어모델 기반 캐릭터 플랫폼과 스토리 생성 서비스가 잇달아 등장한 상황으로, 장기 문맥 관리와 캐릭터 일관성 유지가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제타는 한국어 대화 특성과 로맨스·드라마 장르 중심 이용 행태를 반영한 플레이 환경 최적화에 방점을 찍는 전략을 택한 모습이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이번 업그레이드가 이용자의 몰입 경험을 장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제타 개편을 통해 AI와의 대화와 선택을 바탕으로 함께 스토리를 확장해 나가는 경험을 더욱 안정적으로 지원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깊은 몰입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향후 제타의 기술 고도화가 유료 스토리 모델, 창작자 협업, 2차 저작물 비즈니스 등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스토리 시장에 깊숙이 들어온 만큼, 산업계는 기술이 실제 이용자 경험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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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터랩#제타#스팟라이트v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