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온체인 강세에도 상승 보장 없다”…이더리움, 3500달러 저항 돌파 시험대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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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7일(현지시각) 가상자산 시장에서 이더리움(Ethereum)이 3500달러에 근접하며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2616달러 지지선에서 반등한 뒤 상승 추세로 방향을 튼 가운데, 온체인 지표 개선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가격 상승을 떠받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굵직한 저항 구간과 구조적 리스크가 공존하면서, 단기 돌파 여부를 둘러싼 시장의 신중론도 커지는 모습이다.

 

코인 전문 매체 코인오태그(Coinotag)는 이날 “Ethereum Nears Key Resistance with Robust On-Chain Activity and ETF Inflows”라는 제목의 분석에서 이더리움이 하락 채널을 벗어나 상승 구조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2616달러 부근에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된 뒤 꾸준한 반등 흐름을 이어가며, 현재 3500달러 인근의 핵심 저항 영역을 시험하고 있다.

이더리움, 온체인 활성 및 ETF 유입에 3500달러 저항선 근접
이더리움, 온체인 활성 및 ETF 유입에 3500달러 저항선 근접

온체인 지표도 이 같은 가격 움직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외신은 이더리움 생태계에 잠겨 있는 총 고정 가치(TVL)가 약 701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 지난주 이더리움 현물 ETF로 유입된 순자금 규모가 3억1200만 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디파이라마(DeFiLlama) 데이터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일일 활성 주소 수는 47만4956개, 탈중앙화 거래소(DEX) 거래량은 하루 22억1800만 달러 수준으로, 네트워크 활용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 코인오태그는 이더리움이 중기적인 하락 채널을 상향 이탈하며 구조적인 추세 전환 신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암호화폐 분석가 크립토 시저(Crypto Caesar)는 이더리움이 4789~4866달러 부근의 주봉 저항선에서 조정을 받은 뒤, 2616달러 구간에서 “강력한 매수 방어선이 확인됐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분석가 캄란 아스가르(Kamran Asghar)는 2800~2900달러 구간을 피보나치 되돌림 비율 0.618~0.75에 해당하는 “확률 높은 수요 구간”으로 지목하며, “이 구간에서의 축적이 향후 추가 상승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외신 분석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면, 이더리움의 3500달러 돌파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선 온체인 지표와 ETF 유입 흐름이 긍정적이지만, 해당 지표가 항상 지속적인 가격 상승으로 직결된 전례는 제한적이다. 3500~4000달러 구간에는 과거 급등·급락 과정에서 형성된 두터운 매물대가 포진해 있어, 매도 대기 물량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커질 수 있다. 시장이 저항 구간 상단을 시험할 경우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늘어나면서 되돌림(조정) 압력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TVL 확대 역시 양면성을 가진다. 디파이(DeFi) 프로토콜에 묶인 자산이 늘어나는 것은 생태계 활성화와 사용자 신뢰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되지만, 동시에 레버리지 포지션 누적 가능성을 뜻하기도 한다. 가격이 급변할 경우 담보 가치 하락이 연쇄적인 강제 청산(디레버리징)으로 이어져, 이더리움 가격과 디파이 자산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TVL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시점 이후 대규모 조정이 뒤따랐던 사례가 반복돼 왔다.

 

개발 로드맵 측면에서는 이더리움 개발진이 준비 중인 ‘후사카(Fusaka)’ 업그레이드가 변수로 거론된다. 후사카는 거래 처리 효율과 수수료 구조 개선 등을 목표로 한 차기 업그레이드로 알려져 있으며, 성공적으로 도입될 경우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와 장기 수요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대규모 프로토콜 변경은 예기치 못한 버그나 보안 취약점을 노출시킬 위험도 내포하고 있어, 업그레이드 시점 전후로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유통 구조의 변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보도에 따르면 거래소 내 이더리움 공급 비중은 약 8.84%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장기 보유 성향이 강화되고 단기 매도 압력이 다소 줄어든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동시에 시장에 풀려 있는 매도 물량이 제한될 경우 새로운 매수세 유입 시 가격이 과도하게 출렁일 소지도 있다. 유동성이 얇은 구간에서 대형 매수·매도 주문이 가격 급변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분위기도 이더리움 향방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USA)을 비롯한 주요국 규제 당국은 ETF 승인과 별개로 가상자산에 대한 법적 규정과 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환 속도, 미국 국채 수익률, 위험자산 선호도 변화 등이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에 대한 기관 투자자 선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글로벌 주요 매체들은 이더리움 ETF 자금 유입과 온체인 활성화를 긍정적인 장기 신호로 평가하면서도, 가격 흐름과 별개로 디파이 리스크와 규제 변수에 주목하는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ETF 시장에서의 순유입이 지속되고, 후사카 업그레이드가 큰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장기적으로 사상 최고가 재도전도 가능하다”는 낙관론이 제기되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과열 구간에서 레버리지 청산과 규제 강화 뉴스가 겹칠 경우 급락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신중론을 강조한다.

 

결국 이더리움은 온체인 데이터 개선과 기관 자금 유입이라는 호재를 발판으로 3500달러 저항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두터운 매물대 소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동성 확대와 디파이 레버리지, 프로토콜 업그레이드, 거시경제 환경 등 복합적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단기 가격 흐름에 과도하게 의존한 투자 판단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와 시장 참가자들은 온체인 지표와 ETF 흐름이 실제 중장기 수요로 이어질지, 그리고 이더리움이 기술·규제 변수 속에서 어떤 가격 안착 구간을 형성할지 주시하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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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크립토시저#캄란아스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