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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탐사대 제주 노숙 비극·하린이의 눈물”…현실 베인 상실→24시간 슬픔의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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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탐사대 제주 노숙 비극·하린이의 눈물”…현실 베인 상실→24시간 슬픔의 추적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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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촬영 조명 아래서 두 가지 실화가 세상을 울렸다. 방송 프로그램 실화탐사대는 잃어버린 일상과 무너진 가족, 쉬이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마주했다. 한 장면에서는 나긋한 목소리로 어머니의 변화를 전하던 아들이, 또 다른 장면에서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삶을 떠난 딸을 부여안고 깊은 눈물을 흘리던 부모가, 현실에서 보기 힘든 깊은 슬픔을 오롯이 드러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제주도의 고즈넉한 풍경 뒤편에 감춰진 아픔이었다. 혼자 지내던 어머니는 평범하지 않은 누군가의 접근으로 하루아침에 전 재산을 잃고 노숙인의 삶으로 내몰렸다. 가족의 40년 세월이 담긴 집과 땅, 아들은 사랑하는 이를 잃기 직전의 심정으로 병원을 찾았으나, 달라진 어머니의 모습 앞에서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세네갈 230억’, ‘영국 유산 60억’을 미끼로 접근한 남성 박 씨에 대한 추적은 시청자에게 섬뜩한 현 시대의 위험을 일깨웠다.

출처: mbc
출처: mbc

이어진 두 번째 실화는 한 아이의 짧은 생이 우리 사회 의료 현장의 사각지대와 맞닿아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생후 28개월 된 권하린 양은 전날까지 환한 미소를 지었건만, 단 한 번의 작은 수술이 패혈증으로 비화했다. 갑작스러운 고열과 통증에도 충분한 진료를 받지 못한 채, 하린이의 삶은 24시간 만에 멈췄다. 아이의 손을 마지막으로 잡아본 부모는 담당 의료진의 소극적 판단에 울분을 토할 수밖에 없었다. 만일 적극적인 처치가 조금만 더 앞섰다면 아이라는 이름의 희망도 지켜질 수 있었던 것은 아닐지, 남겨진 이들의 깊은 후회와 분노가 고요히 전해졌다.

 

실화탐사대가 전한 두 가지 실화는 타인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 곁의 서사임을 알렸다. 제주에서 시작된 가혹한 사기와, 병원 복도에 남겨진 아이의 마지막 눈물까지, 방송의 진실한 시선은 시청자에게 함께 분노하고 슬퍼해야 할 이유를 안겼다. 한편 이번 실화탐사대는 매서운 현실을 애틋이 파고들며 피해자 가족의 목소리를 담았다.

최영민 기자
#실화탐사대#권하린#제주노숙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