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레버리지 현물 가상화폐 허용”…미국 CFTC, 개인 투자 진입 확대에 규제 전환점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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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4일, 미국(USA)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정규 선물거래소에서 레버리지가 적용된 현물 가상화폐 상품 거래를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조치로 미국 내 개인 투자자의 가상자산 시장 접근로가 넓어지면서, 그동안 회색지대로 지적되던 레버리지 현물 암호화폐 거래의 규제 틀이 본격적으로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시간으로 4일 발표된 성명에서 캐롤라인 팜 CFTC 위원장 직무대행은 CFTC에 등록된 선물거래소들이 레버리지 기반 현물 암호화폐 상품 거래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팜 직무대행은 이번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세운 “미국을 세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CFTC, 선물거래소서 레버리지 현물 가상화폐 매매 허용…개인 투자 진입로 확대
미국 CFTC, 선물거래소서 레버리지 현물 가상화폐 매매 허용…개인 투자 진입로 확대

CFTC는 석유, 금, 옥수수 등 전통적인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금융상품 시장을 감독·규제하는 미국 연방 정부 기관이다. 이번 결정으로 CFTC 감독 대상에 레버리지를 활용한 현물 가상화폐 상품이 새로 편입되면서, 디지털 자산이 기존 파생상품 인프라 안으로 더 깊이 들어오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디지털 자산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 등에 따르면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각종 소비자 보호 규정을 준수하는 CFTC 등록 선물거래소를 통해서도 레버리지가 붙은 현물 암호화폐를 매매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조치는 그동안 투자자들이 해외 비인가 플랫폼에 의존해 왔던 관행을 바꾸고, 거래 구조와 법적 책임이 보다 명확한 환경으로 이동시키는 계기로 해석된다.

 

그동안 미국 투자자가 레버리지 현물 암호화폐 상품에 접근하려면 규제 밖에 있는 해외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거래 투명성이 낮고 법적 신뢰성이 취약하다는 비판이 이어졌으며, 해킹이나 운영 중단 등 사고 발생 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번에 CFTC 규제 체계 안으로 관련 상품이 편입되면서 이러한 위험이 일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CFTC 등록 선물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비트노미얼은 오는 8일 현물 암호화폐 상품의 첫 거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비인크립토는 전했다. 레버리지 기능이 적용된 상품을 정규 선물거래소에서 취급하는 첫 사례 중 하나로, 다른 거래소의 유사 상품 출시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팜 직무대행은 이번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 산하 디지털 자산 시장 실무 그룹의 권고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와 규제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규제 정비를 진행했다며, 디지털 자산 시장을 제도권 감독 틀 안으로 포섭하기 위한 단계적 접근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CFTC 감독 아래 정규 선물거래소에서 레버리지 현물 가상화폐 상품이 거래되면 규제 환경이 한층 명확해지고 소비자 보호 장치가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결과 미국 내 제도권 가상자산 시장이 확대되고, 글로벌 디지털 자산 허브 경쟁에서 미국의 위상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레버리지를 활용한 고위험 상품이 개인 투자자에게 더욱 쉽게 노출되는 만큼, 향후 마진 요건과 리스크 공시, 시장 감시 체계의 실효성을 둘러싼 추가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조치가 가상자산 규제 방향과 시장 구조 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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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tc#캐롤라인팜#비트노미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