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호재에도 주가 숨 고르기…금호건설, 단기 피로 누적에 조정 국면
대규모 공공주택과 전력 인프라 수주 소식에도 불구하고 금호건설 주가가 단기 급등 이후 조정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 2025년 흑자 전환 기대와 정부 주택 공급 정책 수혜 가능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단기 차익 실현과 수급 피로가 겹치며 투자자들의 매물 소화 구간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숨 고르기가 향후 중기 상승을 위한 재정비 과정일 수 있다는 해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12일 오후 1시 6분 기준 금호건설은 전 거래일보다 70원 내린 4,1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1월 27일 3,705원 수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12월 11일 장중 4,200원을 돌파하며 우상향 흐름을 이어왔다. 특히 12월 3일부터 5일까지는 정부 주택 공급 정책 발표와 맞물려 가파른 상승세를 연출했다. 현재 주가는 5일 이동평균선 인근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4,000원 선 지지력을 시험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전일 약 4% 상승 이후 나오는 자연스러운 기술적 조정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며,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4,300원대 매물대를 뚫는 것이 관건으로 거론된다.
![[분석] "수주 잭팟에도 파란불"… 금호건설, 숨 고르기 들어간 진짜 이유 (제공:AI제작)](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2/1765517857102_577984482.jpg)
주가 상승의 밑바탕에는 연이은 수주 모멘텀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체결한 1,627억 원 규모의 경기도 광명·시흥 공공주택 건설 계약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및 수도권 공급 확대 정책의 직접 수혜 사례로 평가되면서, 공공주택 강자로서 입지를 재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총 2,180억 원 규모의 평택지역 전기공급시설 전력구 공사 2공구 수주도 더해졌다. 금호건설이 이 사업에서 80% 지분을 확보한 만큼, 단순 주택 건설을 넘어 전력 인프라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직결되는 사업이라는 점도 장기 성장 스토리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엇갈린 행보가 두드러진다. 12월 11일 외국인은 7만 2,000주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10일 1만 9,000주 순매수에 이어 공격적인 매입에 나서면서, 최근 조정 시마다 외국인 보유 지분이 2.2% 수준까지 늘어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반면 기관은 12월 8일부터 11일까지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차익 실현을 이어가고 있다. 매수 상위 창구에 신한투자증권과 외국계 증권사가 이름을 올리면서, 수급 주체 간 손바뀜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구도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손바뀜이 향후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금호건설은 시가총액 1,527억 원, 상장주식수 약 3,700만 주로 코스피 896위에 위치한 중형 건설사다. 현대건설이나 삼성E&A 등 대형사에 비해 몸집은 작지만, 시가총액 대비 수주 잔고와 신규 수주 규모를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매력도를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동 주식 비율이 대형사보다 낮아, 비교적 적은 거래대금으로도 주가가 탄력적으로 움직이는 특성도 부각된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2.16%로 현대건설의 20.13%에 크게 못 미치지만,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여지가 크다는 점이 잠재 호재로 거론된다.
재무 측면에서는 2024년을 빅배스의 해로 정리하고, 2025년 턴어라운드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우세하다. 2024년 예상 영업이익은 -1,818억 원으로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부담이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반면 2025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86억 원으로 제시돼 흑자 전환이 유력해 보인다. 주당순이익은 2024년 -6,060원에서 2025년 628원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2025년 기준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6.69배 수준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실적 개선 폭에 비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아 실적 모멘텀과 함께 재평가 가능성이 부각되는 구간이라는 분석도 있다.
사업 구조 재편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금호건설의 매출은 건축 56.41%, 토목 38.38%로 양분돼 있다. 최근에는 공공주택뿐 아니라 전력구, 하수처리시설 등 인프라 분야 수주가 늘어나면서 주택 경기 변동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과천시 하수처리시설 현대화 사업 입찰 참여와 평택 전력구 공사 수주는 이러한 전략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그룹사인 금호타이어의 해외 신공장 건설 등 내부 물량도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특정 부문에 편중된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테마 측면에서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 전력 인프라 확충, 건설업 턴어라운드라는 세 가지 축의 교집합에 위치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1·10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와 3기 신도시 조기 착공 논의는 공공사업에 강점을 지닌 건설사에 꾸준한 수주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동시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망 부족 이슈가 부각될수록 전력구 공사 경험이 있는 기업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테마 순환매 구도에서 반도체와 바이오 등 성장주가 숨 고를 경우,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건설주가 대안 섹터로 부상할 여지도 거론된다.
경쟁사와의 비교에서도 중소형주 특유의 기동성이 부각된다. GS건설이나 현대건설 등이 무거운 주가 흐름을 보이는 국면에서, 금호건설은 상대적으로 작은 시가총액 덕분에 낙폭과 상승 폭 모두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현재 주가순자산비율은 0.42배 수준으로,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국면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대형 건설사가 미분양 우려에 발목이 잡힌 사이, 금호건설이 관급 공사 비중을 확대해 리스크를 관리해왔다는 점도 차별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2024년 대규모 적자로 자기자본이익률이 훼손된 측면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장 컨센서스대로 2025년 ROE가 9.94%까지 회복된다면, 이 부분은 점진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단기 투자 전략과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4,000원 선을 1차 지지선으로, 3,800원대를 2차 안전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는 시각이 많다. 20일 이동평균선이 자리한 3,800원 근처에서 분할 매수를 고려하는 전략이 거론되며, 외국인 매수 기조가 이어질 경우 조정 시 매수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대로 상승 국면에서는 직전 고점과 맞닿아 있는 4,300원선 돌파 여부가 중요 분수령으로 꼽힌다. 이 가격대를 거래량을 동반해 넘어설 경우 5,000원선까지 중기 상승 여력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구조적 리스크도 여전히 상존한다. 2024년 예상 부채비율은 588%에 달해 재무 건전성 관리가 필수 과제로 지적된다. 2025년 실적 개선과 함께 레버리지 지표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한 금융비용 부담은 주가에 압박 요인으로 남을 수 있다. 일부 현장에서 제기된 시공 품질 논란이나 미분양 물량 해소 속도도 주가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분기별 실적과 공시를 통해 현장 리스크, 미분양 추이, 재무 구조 개선 속도를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향후 금호건설 주가 흐름은 공공·인프라 수주 모멘텀이 얼마나 안정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정부 주택 공급 정책과 금리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 가시성, 부채비율 개선 속도, 외국인 수급 추이를 주요 체크포인트로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