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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광화문이 물든다”…서울썸머비치 축제의 시원한 자유, 도심에 파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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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광화문이 물든다”…서울썸머비치 축제의 시원한 자유, 도심에 파도치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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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가운데에서 물결에 몸을 맡기는 사람들이 늘었다. 여름이면 휴가는 멀리 떠나는 것이라 여겨졌지만, 이제는 서울 한복판에서 일상처럼 펼쳐진다. 광화문광장에서 만나는 ‘서울썸머비치 축제’가 그 이유다.

 

SNS엔 광화문 수영장 인증샷이 가득하다. 아이는 모래사장에서 뛰놀고, 어른들은 쏟아지는 햇볕 아래 워터슬라이드의 짜릿함을 만끽한다. 셀카 뒤 웃음, 시원한 먹거리, 저마다의 플리마켓 쇼핑이 어우러지며 도심의 여름이 다채롭게 채워진다. “매년 챙겨오는 축제, 올해는 숨 쉴 틈 없는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 가족과 웃을 수 있어 고맙다”고 한 참가자는 표현했다.

수영장부터 플리마켓까지…‘서울썸머비치 축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서 열린다
수영장부터 플리마켓까지…‘서울썸머비치 축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올해로 3회째,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광복에 풍덩 빠지다’를 주제로 마련된 이번 축제는 광화문광장 중심에 20미터 규모의 수영장 두 곳과 각기 다른 높이의 워터슬라이드를 펼친다. 다양한 모래놀이, 쉼터, 바운스 수영장 등 연령을 막론한 체험이 가능하고, 인근에는 소상공인과 청년들이 운영하는 플리마켓 21개 부스, 먹거리를 채우는 푸드트럭 등이 일상의 여유와 활기를 더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도심 여름 축제의 본질을 “일상에 스며든 작은 ‘쉼표’와 세대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문화”라 해석한다. 트렌드 분석가 이선희 씨는 “사람들은 이제 멀리서 특별함을 찾기보다, 도시 안의 공간을 재발견하며 자신만의 에너지를 충전한다”고 느꼈다. 워터비치존과 샌드비치존, 현장 이벤트까지 복잡하지 않은 참여 방식도 많은 이들이 쉽게 어울릴 수 있는 비결이다.

 

실제로 행사 기간 SNS, 커뮤니티에는 “광장 수영장이라 낯설었지만, 친구랑 오니 휴가가 부럽지 않다”, “아이와 함께 잊을 수 없는 여름 추억 쌓았다”는 반응들이 이어진다. 광복 80주년을 기억하는 컨셉에, 세대 간 공감까지 더해졌다는 평도 무심코 눈에 들어온다.

 

이제, 여름 도심 축제는 단지 짧은 이벤트가 아니라 라이프의 흐름 자체를 바꾸는 시작점이 되고 있다. 광화문광장을 적신 시원한 에너지, 평범한 공간에 더해진 심플한 즐거움과 연대가 도심 생활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온 것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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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썸머비치축제#광화문광장#플리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