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ML5로 미니게임 키운다”…넵튠·토스, 개발 생태계 확장 노린다
HTML5 기반 캐주얼 게임이 금융 플랫폼 내 미니앱 생태계를 키우는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넵튠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공모전을 통해 선발한 수상작들을 앱인앱 구조에 즉시 탑재하며, 인디·1인 개발자에게는 인앱광고와 결제를 통한 새로운 수익원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금융 슈퍼앱이 게임 플랫폼 역할까지 흡수하는 ‘경량 콘텐츠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넵튠은 토스와 공동 개최한 토스 HTML5 게임 챌린지 with 넵튠의 최종 수상작 8편을 발표했다. 이 공모전은 8월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됐으며, 브라우저에서 구동되는 HTML5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경량·캐주얼 게임을 대상으로 했다. 토스 앱 내 미니앱 플랫폼 앱인토스와 연계해 수상작을 즉시 서비스에 반영하는 구조가 핵심이다.

HTML5 게임은 별도 설치 없이 웹뷰와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티브 앱 기반 게임에 비해 초기 용량과 로딩 부담이 적고, 금융·커머스 앱 내부에서 ‘미니게임 탭’을 구성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토스 앱에서는 이런 특성을 활용해 앱인토스라는 구조를 만들고, 외부 개발사가 HTML5 게임을 올려 인앱광고와 인앱결제로 수익을 얻는 구조를 실험하고 있다.
이번 공모전에는 1인 개발자부터 소규모 스튜디오까지 다양한 개발자가 참여해 총 122개 HTML5 게임이 출품됐다. 심사는 완성도와 접근성, 창의성, 향후 콘텐츠 추가를 통한 확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대상 1팀, 최우수상 1팀, 우수상 1팀, 장려상 5팀 등 8개 팀이 수상 명단에 올랐다.
대상으로 선정된 팡팡물류센터는 물류 상하차를 테마로 한 캐주얼 게임이다. 물류창고에서 박스를 옮기는 단순한 구조를 게임화해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스테이지 구성과 시스템 설계를 통해 반복 플레이 동기를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심사 과정에서는 ‘물류 상하차’라는 비정형 소재를 활용해 유사 퍼즐·경영 장르 대비 차별성을 확보한 점, 추후 신규 맵과 미션 추가를 통해 콘텐츠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설계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우수상은 동물농장 키우기가 차지했다. 이 작품은 방치형·경영형 시스템을 결합해 직관적인 플레이 구조와 수집 요소를 담았다. 특정 구간에 광고 시청 보상이나 프리미엄 재화를 배치하기 쉽다는 점에서, 향후 토스 내 인앱광고·인앱결제와 연동했을 때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우수상에는 퍼즐과 꾸미기 요소를 결합한 머지 해변이 선정됐다.
이미 인디게임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았던 주모키우기를 비롯해 참신한 콘셉트와 실험적인 시스템을 선보인 다섯 팀은 장려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방치형 육성, 직관적 퍼즐, 짧은 플레이 타임 등 HTML5 환경과 궁합이 맞는 장르가 다수 포함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총 상금 규모는 7000만원이다. 대상 3000만원, 최우수상 2000만원, 우수상 1000만원, 장려상 다섯 팀에게는 각 200만원이 수여됐다. 수상작은 토스 앱 전체 탭 내 게임 메뉴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으며, 앱 내 검색창에서 게임명을 입력해 접속하는 방식도 지원한다. 별도 설치 과정을 요구하지 않는 HTML5 특성을 활용해 유저 접근성을 극대화한 구성이다.
넵튠은 자사 모바일 게임 무한의 계단, 고양이 스낵바, 고양이 오피스 등에서 축적한 캐주얼 IP 퍼블리싱 경험을 이번 수상작에도 확장할 계획이다. 앱인토스 내에서 성과를 보이는 작품에 대해서는 독립 앱 출시, 글로벌 퍼블리싱 연계 등 후속 계약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단발성 공모전이 아닌, 장기적 IP 성장 경로를 타진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TML5 미니게임을 금융 앱 내에 탑재하는 전략은 글로벌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에서는 메신저와 결제 앱 안에 경량 게임을 넣어 체류 시간을 늘리고, 광고·쿠폰·결제 수수료를 결합한 복합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사례가 이미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금융·커머스·포털 앱들이 유사한 미니앱 경쟁에 나선 상황에서, 토스와 넵튠의 협업은 HTML5 게임 개발 생태계에 새로운 수요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규제 측면에서 HTML5 미니게임은 별도 앱 스토어 심사 없이 플랫폼 내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청소년 보호, 결제 한도, 개인정보 처리 등에서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 규범과 내부 심사 체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광고 노출 방식과 결제 유도 강도에 따라 이용자 보호 논의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토스와 넵튠이 경량 캐주얼 장르를 중심으로 선정 기준을 잡은 배경에는 이런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넵튠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에 대해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 역량을 갖춘 개발자가 토스 같은 대형 플랫폼에서 인지도를 확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 제작 문화를 활성화하고 숨은 인재를 발굴·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넵튠은 지난 7월부터 앱인토스 파트너사로 활동하며 토스와 HTML5 게임 생태계 확대에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자사가 보유한 캐주얼 모바일 게임 IP를 토스 앱 내 미니게임 형태로 재구성해 선보일 예정으로, 금융 앱 기반 게임 플랫폼 모델이 어느 수준까지 성장성을 증명할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협력이 국내 HTML5 게임 개발자에게 실질적인 수익 기회를 안길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