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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화 인증받은 한국GSK…임직원 웰빙 투자 확대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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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기업 한국GSK가 직원 복지와 조직문화에서 또 한 번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제약사들의 인사 전략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GSK는 법정 기준을 넘어선 유급 육아휴직과 가족돌봄휴가, 가족까지 포괄하는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앞세워 조직 내 웰빙 생태계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증이 인재 확보 경쟁이 격화된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기업 선택의 기준이 근로조건과 문화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하는 시각도 나온다.

 

한국GSK는 1일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을 획득했다고 2일 밝혔다. 가족친화인증제는 근로자가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도록 가족친화적 직장 문화를 조성하고, 관련 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에 부여된다. 제도 운영 실적, 조직문화, 구성원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만큼 제약업계에서는 인사·조직관리 수준을 가늠하는 간접 지표로도 활용되는 인증이다.

한국GSK는 유급 육아휴직, 유연근로제, 유급 가족돌봄휴가 등 핵심 제도를 중심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해왔다. 특히 1세 미만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정부 기준을 넘어서는 추가 유급 육아휴직을 제공해 육아 초기 공백기를 실질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둔 구성원에게 유급 가족돌봄휴가를 지원하는 제도도 확대해, 간병과 근로를 병행해야 하는 직원의 부담을 낮추는 데 집중해 왔다.

 

근로시간 관리 측면에서는 유연근로제를 통해 연구개발, 영업, 지원 부문 등 직무 특성과 개인 상황을 반영한 근무 형태를 허용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특성상 해외 협업과 회의가 잦은 환경에서 유연근로제는 피로 누적을 완화하고 생산성을 유지하는 핵심 장치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도가 숙련 인력 이탈을 줄이고, 경력 단절 없이 인재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건강 중심 복지 프로그램도 가족친화인증의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 한국GSK는 직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무료 백신 접종을 제공하고 있으며, 직원뿐 아니라 가족 1인까지 종합 건강검진을 지원하고 있다. 단기적 복리후생을 넘어 가족 단위의 예방의학적 관리까지 포함하는 구조로, 감염성 질환 노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의료·제약 산업 종사자의 특성을 고려한 설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휴식권 보장을 위한 제도도 강화됐다. 한국GSK는 법정 연차휴가와 별도로 유급 5일의 여름휴가와 휴가비를 지급하고 있다. 연말연시에는 리프레시 휴가 이벤트를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직원들에게 국내외 호텔과 리조트 숙박권을 제공해 실제 휴식 경험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단순히 휴가 일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쉴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는 연구인력과 영업인력의 이동이 잦고,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 간 인재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연봉뿐 아니라 재택과 유연근무, 육아·돌봄 지원, 건강·복지 프로그램 등 인사 정책 전반이 인재 확보의 핵심 변수가 되는 추세다. 특히 신약개발과 생산, 허가·약가 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인력은 장기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만큼, 이들이 번아웃 없이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지적이 많다.

 

해외에서는 다국적 제약사가 가족친화제도를 ESG 경영과 연계하는 흐름도 강화되고 있다. 글로벌 본사는 인력 다양성과 포용, 건강한 근무환경을 비재무적 성과로 관리하면서 각국 법·제도 수준을 상회하는 복지 기준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국GSK의 이번 가족친화인증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한국 조직에 반영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구나 리디거 한국GSK 대표이사는 가족친화인증이 직원과 가족의 건강과 웰빙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GSK의 의지가 의미 있는 결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직원과 가족이 존중받는 환경에서 환자를 위한 역량이 더 잘 발휘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제약사가 환자 중심 경영을 내세우는 만큼, 내부적으로도 직원과 그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향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가족친화인증과 같은 제도적 평가뿐 아니라, 실제 근로환경과 조직문화의 체감도를 높이는 방안이 경쟁 포인트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계는 한국GSK의 사례가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조직 운영 기준을 어디까지 끌어올릴지, 그리고 이러한 흐름이 전체 IT·바이오 인력 시장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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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sk#성평등가족부#가족친화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