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오로테이트로 치매 치료”…알츠하이머 신경 재생 가능성 제기

리튬이라는 저렴한 금속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의 새로운 열쇠로 부상했다. 하버드 의과대학 브루스 얀크너 교수 연구팀이 7년에 걸친 동물실험을 통해 리튬 오로테이트(리튬과 오트르산 합성 물질)를 소량 투여하면 쥐의 기억력 및 뇌기능이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를 6일 네이처에 발표했다. 업계는 “혁신 치료제 부재 상황에서 리튬이 신경변성 질환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분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리튬 오로테이트가 치매 쥐의 시냅스(신경세포 연결)를 회복시키고, 기억력을 생후 6개월 젊은 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리튬은 뉴런 간 신호 전달, 수초(신경 통신선) 형성, 미세아교세포(뇌 내 청소 기능 세포) 활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리튬 결핍이 노화와 뇌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 있다고 확인했으며, 특히 알츠하이머 주요 원인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축적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치료제들이 증상 관리나 인지저하 속도 감소에만 머무른 것과 달리, 병의 근본 기전을 정조준했다는 평가다.

리튬 오로테이트의 또 다른 주목점은 진단 분야다. 연구진은 뇌척수액, 혈액, 뇌 촬영 등에서 리튬 농도를 측정하면 알츠하이머 증상 발현 수년 전 예측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미국 내 알츠하이머 환자는 700만 명을 넘어섰고, 2050년에는 1,30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저렴한 원료와 간단한 투여 방식, 독성 최소화가 가능해질 경우 환자 접근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알츠하이머가 유전적 요인과 환경·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인 만큼, “유전적 소인이 있음에도 치매에 걸리지 않는 사례 설명에 새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됐다. 리튬 부족 식단을 제공받은 건강한 쥐들은 시냅스 감소와 기억력 악화를 겪었으나, 리튬 오로테이트 소량 투여만으로 정상 행위 및 인지 능력이 회복됐다.

다만 얀크너 교수는 “쥐 실험에서 인간 적용까지는 신중해야 한다”며 무작위 임상시험 등 후속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건강노화연구소 매트 케이버라인 전 소장 역시 “값싼 리튬이 실제 임상에 적용될 경우, 글로벌 치매 치료 전략 자체에 전환점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외에서 알츠하이머 관련 신약 승인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다. 세계 주요 보건당국도 리튬 물질 기반 치료의 잠재력 및 안전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성과를 계기로 저가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 전쟁이 본격화될지, 그리고 조기 진단·예방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 윤리와 제도 간 균형이 향후 치매 관리 혁신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