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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지명 감격”…라셈, 흥국생명 복귀 도전→V리그 재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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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지명 감격”…라셈, 흥국생명 복귀 도전→V리그 재입성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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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자리가 남아 있던 순간, 현장의 숨이 멎을 듯한 고요 속에서 라셈의 이름이 불렸다. 낯선 이국의 무대에서 건너온 간절함과, 다시 돌아갈 그리움이 교차한 시간이었다. 한국 배구 무대와 3년 전 이별해야 했던 라셈은 눈물 섞인 미소로 새 출발의 문을 열었다.

 

2025년 여자 프로배구 V리그 외국인선수 드래프트가 9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진행됐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흥국생명은 전체 7번째로 한국계 미국인 레베카 라셈을 선택하며, 해외파 공격수의 귀환에 방점을 찍었다. 흥국생명은 이번 지명으로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치고, 다가오는 새 시즌을 위한 큰 줄기를 세웠다.

“최종 지명 감격”…라셈, 흥국생명 복귀 도전→V리그 재입성 / 연합뉴스
“최종 지명 감격”…라셈, 흥국생명 복귀 도전→V리그 재입성 / 연합뉴스

라셈은 2021-2022시즌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고 V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14경기 14.2득점, 34%대의 공격 성공률을 남기며 아쉬움을 남긴 채 시즌 중 계약 해지돼야 했다. 이후 그리스와 푸에르토리코 리그를 거치며 기술과 멘털 모두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푸에르토리코 여자배구 리그에서는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의 조련 아래 스윙폼과 스텝을 다듬고 리그 MVP에 올라, 다시 한 번 가능성을 입증했다.

 

라셈은 “내 안의 열정과 불씨가 살아났음을 증명하겠다.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며, V리그 복귀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녀의 강점은 빠른 스텝과 강력한 공격력, 그리고 중요한 순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이다. 흥국생명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은 “간절함이 있는 선수를 뽑고 싶었다. 김연경의 조언 역시 결정에 힘을 실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자신도 “더 나은 버전의 라셈을 보여주겠다. 한국 팬들과 다시 만날 생각에 벅차다”고 강조한 라셈은, 한때 아쉬웠던 데뷔시즌과 달라진 자신을 알리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다양한 리그 경험과 꾸준한 연습이 힘이 됐음을 언급하며, “볼 타점, 어프로치, 발의 위치 모두 업그레이드됐다. 남은 시간 동안 더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팬들은 라셈의 간절한 도전과 함께 흥국생명이 보여줄 새로운 시즌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다음 시즌, 라셈을 중심으로 짜여질 흥국생명의 외국인 공격진 조합이 또 어떤 변화를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긴 여행 끝 드래프트 무대 위에서 다시 만난 꿈, 그리고 한여름 한국 무대로의 복귀. 치열한 성장의 시간을 건너온 라셈의 손끝이 V리그 팬들에게 어떤 울림을 전할지, 그 서사는 2025-2026시즌 여자 프로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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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셈#흥국생명#v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