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CJ대한통운 7% 급등…쿠팡발 반사이익 기대에 10만 원 재도전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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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주가가 경쟁 이커머스 업체의 개인정보 유출 이슈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과 친환경·글로벌 물류 전략 부각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 수급과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향후 수소 모빌리티 실증 성과와 해외 물류 사업 확장 속도에 따라 물류 업종 내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이 주목된다.

 

3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장중 기준 CJ대한통운 주가는 99,800원으로 전일 대비 6.85% 상승했다. 장중 한때 100,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 영역인 10만 원 선을 위협했고, 지난 6개월간 이어졌던 박스권 장세를 상향 돌파하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는 정배열 초기 국면 진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술적 매수세도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징주 분석] 반사이익 기대감에… CJ대한통운 물류관련주 수급 탄력 강화
[특징주 분석] 반사이익 기대감에… CJ대한통운 물류관련주 수급 탄력 강화

최근 한 달간 상승 흐름을 주도한 재료는 경쟁 이커머스 플랫폼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과 수소 모빌리티 확장이다. 시장에서는 개인정보 이슈를 계기로 식품사를 비롯한 주요 브랜드들이 자사몰 중심의 직접 판매를 확대하고, 이에 따라 3자 물류를 활용하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J대한통운은 3자 물류 분야 국내 1위 사업자로 꼽히는 만큼 단기 물동량 증가와 택배 단가 믹스 개선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 투자자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1주일간 기관은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가며 주가를 끌어올렸고, 12월 1일에는 3만 주 이상, 2일에는 1만 4,000주 이상을 사들이며 외국인 매도 물량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 이 구간에서 기관의 매수 흐름이 강화될 때마다 단기 반등세가 가팔라지는 패턴이 확인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가총액은 약 2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코스피 내 180위권 중형주에 해당하며, 상장주식수는 약 2,281만 주다. 외국인 지분율은 15.71%로 동종 업계인 현대글로비스, 한진 등과 비교해 무난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현재 주가 기준 주가수익비율 PER은 약 9배로 현대글로비스와 유사하나,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0.43배로 청산가치를 크게 밑도는 저평가 구간에 위치해 있다는 평가가 많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CJ대한통운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20,308원으로 집계된다.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20퍼센트 이상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셈이다. 부채비율은 130퍼센트대를 유지하고 있어 업계 평균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며, 시가총액 2조 원대 규모를 감안하면 공격적인 확장보다는 안정적 재무 구조를 기반으로 한 선택적 투자 전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중장기 관점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요소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진입과 글로벌 파트너십 성과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울산시, 현대차와 협력해 수소전기 트랙터 실증 사업을 시작했다. 물류 운송 차량을 수소 기반 친환경 장비로 전환하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연료비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ESG 투자자금 유입 여지를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기조와 맞물려 관련 프로젝트가 확대될 경우 물류 업종 내 친환경 프리미엄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글로벌 부문에서는 태국 최대 유통기업인 CP 엑스트라와의 파트너십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동남아 시장 내 물류센터 자동화 솔루션 공급과 네트워크 확장은 내수 비중이 높았던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동남아 지역 이커머스와 유통 시장 성장세를 감안할 때, 현지 물류 인프라 고도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

 

물류 현장의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도 주가 재평가 요소로 언급된다. CJ대한통운은 리얼월드와 협력해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 물류센터와 배송 과정에 특화된 로봇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인건비 부담이 큰 노동집약적 산업 특성상 로봇과 AI가 결합된 자동화 수준이 올라가면 운영 효율성은 물론, 중장기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단기 주가 흐름의 관건은 심리적 저항선인 10만 원선 안착 여부다. 10만 원을 강하게 돌파해 지지선으로 굳히면 거래량이 동반된 신고가 랠리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대로 이 가격대에서 조정을 받을 경우 단기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계론도 적지 않다. 투자자들은 수급과 기술적 지표뿐 아니라 실제 실적 개선 여부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다만 쿠팡발 반사이익 모멘텀은 심리적 요인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개인정보 유출 이슈가 물동량과 계약 구조 변화로 실제 연결되는지, 3자 물류 계약 확대가 어느 정도 규모로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제 유가 변동성에 따른 운송비 부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물동량 위축 가능성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

 

향후 CJ대한통운 주가 방향성은 수소전기 트랙터 실증 사업 성과, 동남아 파트너십에 기반한 해외 물류 매출 확대, 로봇 물류 도입에 따른 비용 구조 개선 등이 구체적 숫자로 가시화되는 속도에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친환경·글로벌·자동화라는 세 축이 얼마나 빠르게 실적과 밸류에이션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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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쿠팡#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