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거래에 속도 더했다”…크림, 검수기반 빠른배송 확대
패션 리셀 플랫폼 크림의 검수 기반 물류 서비스가 속도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중고와 한정판 패션 거래가 플랫폼 중심 디지털 유통 구조로 재편되면서, 크림이 도입한 익일 도착 서비스 빠른배송이 이용량을 크게 늘리며 산업 내 서비스 표준을 바꾸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플랫폼이 검수를 책임지는 대신 물류까지 선점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고, 업계에서는 검수 기술과 물류 인프라 결합을 C2C 리셀 플랫폼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크림은 19일 빠른배송 이용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40 퍼센트 증가해 전체 거래량의 절반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빠른배송은 거래 체결 이전 단계에서 판매자가 보낸 상품을 크림이 먼저 진품 여부와 상태를 검수한 뒤, 자사 물류 창고에 보관하는 구조다. 구매자가 결제를 완료하면 창고에서 즉시 출고돼 배송이 시작되며, 오후 11시 59분까지 주문한 건은 다음 날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한다.

해당 서비스는 C2C 거래 특유의 시간 지연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구조다. 일반 배송은 거래가 성사된 뒤 판매자가 발송하고, 플랫폼 검수 과정을 거쳐야 해 통상 5일에서 7일가량이 걸린다. 반면 빠른배송은 검수와 보관을 선행 처리함으로써 배송 단계만 남겨둔 상태에서 주문을 받기 때문에, 실사용자 체감으로는 온라인 일반 쇼핑몰과 유사한 속도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오전 11시 이전 주문 시 당일 도착도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물류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크림은 주 7일 배송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토요일 주문 시 일요일 수령이 가능하며,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은 일요일 주문 건도 당일 도착을 지원한다. C2C 리셀에서 보기 드문 주말 배송 상시화를 통해, 한정판 스니커즈나 의류를 특정 일정에 맞춰 수령하려는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검수 프로세스와 창고 관리 시스템의 결합이 핵심이다. 크림은 판매자가 상품을 보내면 플랫폼 자체 검수 팀이 진품 여부, 오염 상태, 부속품 유무 등을 확인해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창고 내 위치를 지정한다. 이후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 정보와 검수 데이터를 매칭해 해당 상품을 자동으로 할당, 출고 지시까지 연동하는 방식이다. 직매입이 아닌 C2C 구조에서 사실상 B2C 수준의 물류 속도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 같은 선행 검수와 보관에는 추가 비용이 수반된다. 빠른배송 상품에는 보관료와 물류비가 반영돼 일반 배송보다 가격이 소폭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크림에 따르면 이용 비중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검수 신뢰도에 시간 가치가 더해지면서, 소비자가 일정 수준의 추가 비용을 합리적 프리미엄으로 받아들이는 양상이다.
계절 요인에 따라 서비스 선호도는 더욱 뚜렷해졌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12월 들어 아우터 실수요가 몰리며 빠른배송 비중은 한때 60 퍼센트에 육박했다. 방한 목적의 실착 수요가 커진 데다, 한정판 패션 상품의 선물용 수요까지 겹치면서 수령 시점이 구매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 카테고리별로도 빠른배송 확산 흐름이 확인된다. 크림에 따르면 선물 수요가 높은 라이프 카테고리에서는 빠른배송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78 퍼센트 증가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최신 유행 반영 속도가 중요한 스트리트웨어는 62 퍼센트, 스니커즈는 24 퍼센트 각각 성장했다. 선물용 리셀 상품을 특정 기념일에 맞춰 받으려는 수요와, 신상품 출시 직후 스타일링에 바로 반영하려는 수요가 겹치면서 속도 경쟁력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리셀 플랫폼 업계에서는 검수 시스템과 물류 인프라 수준이 플랫폼 신뢰도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일부 스니커즈 리셀 기업들이 자체 검수 센터와 풀필먼트 센터를 통합 운영하며 익일, 당일 배송 옵션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크림이 검수 노하우에 기반한 빠른배송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IT 기반 물류 자동화와 데이터화된 검수 프로세스를 결합한 모델을 본격화하는 흐름이다.
다만 진품 검수 정확도와 작업 속도를 함께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내부적으로는 데이터 기반 검수 고도화와 인력 운영 효율화가 동반돼야 한다. 크림은 그간 축적한 검수 데이터를 토대로 작업 기준을 표준화하고, 창고 관리 시스템과 연동해 물류 처리 병목을 줄이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정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구조는 향후 이미지 인식 기반의 자동화 보조 검수 기술과도 연계될 수 있어, IT와 리셀 물류 융합의 확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플랫폼 중심 유통 구조가 고도화되면서 규제와 소비자 보호 측면의 논의도 본격화될 여지는 있다. 가품 발생 시 책임 소재, 배송 지연이나 분실 시 보상 기준, 개인정보와 거래 데이터 관리 등에서 표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다만 업계 전반에서는 속도와 신뢰를 동시에 강화한 리셀 플랫폼이 사실상 시장 표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크림 관계자는 크림만의 검수 노하우와 물류 시스템이 결합된 빠른배송 서비스로 가품 걱정 없는 안심 거래에 속도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해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류 인프라와 운영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사용자들이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상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향후 검수 기술과 물류 자동화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접목하느냐에 따라 리셀 플랫폼 경쟁 지형이 재편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