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개발 기대에 2주 새 67퍼센트 급등…대성산업, 자산가치 재평가로 상한가 직행
대성산업 주가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일대 재개발 논의 속에 급등세를 이어가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단기간에 52주 신고가를 연이어 경신하면서 부동산 자산 가치 재평가 기대가 커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남 핵심 입지 개발 모멘텀과 저평가 자산주 리레이팅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하면서도, 실적 둔화와 내부자 매도 이슈가 향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17일 오후 3시 12분 기준 대성산업은 전 거래일보다 29.89퍼센트 2,400원 오른 10,43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부터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폭을 빠르게 확대했고, 오후 들어 상한가에 안착한 뒤 매수 잔량을 쌓는 흐름을 연출했다. 거래량은 275만 주를 넘어서며 최근 들어 가장 뜨거운 수급 환경을 보여줬다.
![▲ 대성산업[12882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7/1765952508123_647535297.jpg)
주가 흐름도 가파르다. 이달 3일 6,230원 수준이던 대성산업 주가는 불과 2주 만에 67퍼센트 이상 급등하며 1만 원 선을 단숨에 돌파했다. 12월 초 박스권을 돌파한 이후 뚜렷한 조정 없이 고점을 높이는 패턴이 이어지며 52주 신고가를 잇따라 경신하는 모습이다. 최근 5거래일 가운데 3거래일이 양봉으로 마감되며 단기 상승 추세의 강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투자자들의 시선을 끈 핵심 요인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일대 재개발 모멘텀이다. 서울시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부지를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터미널 인근에 약 1,000평 규모 부지를 보유한 대성산업이 직접적인 수혜주로 부각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기 테마성 이슈라기보다, 주가순자산비율이 0.2배 수준에 머물던 저평가 자산주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국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 매수 상위 창구에 온라인 기반 개인 고객 비중이 높은 증권사가 포진하며 개인 중심 유동성 장세가 확인됐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달 25일 45만 주, 26일 25만 주를 순매도하는 등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등기임원인 김신한 이사가 이달 8일 보유 주식 약 19만 주를 장내 매도한 점도 눈에 띈다. 통상 임원의 대량 매도는 단기 고점 신호로 해석되곤 해 수급 구조 변화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업종 내 위치를 감안한 해석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성산업은 통상 정유 섹터로 분류되지만, 정제 마진에 의존하는 전통 정유사와 달리 석유가스 유통 주유소와 충전소, 보일러 제조, 발전 사업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시가총액은 약 4,700억 원 규모로 대형 정유사 대비 작아 부동산 자산 이슈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1.55퍼센트 수준에 머무는 점도 특정 수급이 쏠릴 때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재무 지표만 놓고 보면 저평가 매력은 뚜렷하다. 회사의 PBR은 약 0.21배 수준으로, 장부상 자산 가치에도 못 미치는 극단적 저평가 국면에 머물러 있다. 시장에서는 강남 핵심 부지 등 보유 부동산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결과로 해석한다. 다만 실적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2024년 영업이익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87억 원으로 적자로 전환되며 수익성 둔화 우려가 부각됐다. 현재 주가가 실적 개선보다는 자산 가치 기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본업의 안정성은 일정 부분 주가 하방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계열사 대성쎌틱에너시스가 보일러와 히트펌프 등 에너지 설비 부문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석유가스 유통 부문이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며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강남 개발 이슈가 단기적으로 주가를 자극하더라도 본업이 뒷받침되는 구조인 만큼 중장기 하락 리스크를 일부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현재 주가의 상승 속도가 기업 펀더멘털 개선 속도를 크게 앞질렀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PBR 저평가 해소 명분에도 불구하고 2주 사이 주가가 2배 가까이 치솟은 만큼 과열 구간 진입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은 장기 프로젝트인 데다 구체적인 일정과 규모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기대감이 선반영된 뒤 조정이 나타날 경우 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단기와 장기 관점을 나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단기적으로는 상한가를 기록할 정도로 모멘텀이 강한 만큼 추세 연장 시 추가 상승 시도도 가능하지만, 변동성이 극대화된 국면에서 신규 진입은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기존 보유자의 경우 상한가 이탈이나 거래량 급감 등 기술적 신호가 나타날 때 비중을 줄이는 기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기 관점에서는 여전히 0.2배 수준의 PBR이 제공하는 안전마진을 강점으로 꼽으면서도, 현재는 테마성 수급이 밸류에이션을 왜곡하는 구간이라는 지적이 많다. 시장에서는 강남 부지 가치가 실제 재무 구조 개선이나 배당 확대 등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 주가가 20일 이동평균선 인근까지 조정을 거쳤을 때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로는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의 구체적 일정과 인허가 속도, 임원 매도 이후 추가적인 내부자 매도 공시 여부, 3분기 순손실 이후 흑자 전환 시점 등이 거론된다. 단기간 급등에 따라 투자경고 종목 지정 가능성과 신용 융자 잔고 추이도 주가 변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증시 전문가들은 강남 개발 호재가 아직 확정된 수익이 아닌 기대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뉴스 흐름에 따른 주가 급등락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당분간 대성산업 주가는 자산 가치 재평가와 실적 회복 속도, 내부자 거래 동향에 따라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시장에서는 내년 경기와 정책 방향, 부동산 개발 계획 윤곽에 따라 관련 자산주의 추가 리레이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