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거래대금 13 감소…거래 얼어붙자 비트코인만 소폭 반등
17일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하루 거래대금이 전일보다 13 정도 줄어들며 뚜렷한 관망 장세가 형성됐다. 미국 고용과 소비 지표 둔화가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는 가운데 비트코인과 일부 메이저 코인은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더리움과 파이코인 등은 약세를 이어가며 투자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실물 경제의 둔화와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가 코인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면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월 17일 7시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주요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2조 9,5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대비 4,394억 원 감소한 수치로, 감소율은 13.0다. 거래소별 비중은 업비트가 1조 8,579억 원으로 62.9를 차지해 독주 체제를 이어갔고, 빗썸이 8,044억 원 27.3, 코인원 2,608억 원 8.8, 코빗 286억 원 순이었다. 하루 새 수천억 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방향성 탐색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톱스타뉴스)](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7/1765923441510_290574601.jpg)
가격 흐름을 보면 비트코인은 하락 압력 속에서도 하방 경직성을 보이며 소폭 반등했다. 업비트 기준 12월 16일 비트코인 시세는 1억 3,061만 원으로 전일 대비 1.15 상승했다. 최근 50일간 최저가였던 11월 22일 1억 2,733만 원과 비교하면 2.6 오른 수준이다. 코인힐스 집계에서 비트코인 거래 통화 비중은 미국 달러가 46.92로 가장 높았고, 한국 원화는 16.46로 3위를 기록했다. 국내 원화 비중이 10 중반대를 유지하면서 비트코인 가격 방어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알트코인 대표주인 이더리움은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업비트 기준 이더리움 가격은 전일보다 0.83 내린 439만 7,000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소폭 반등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더리움이 동반 상승에 실패하면서 대형 코인 내에서도 차별화 흐름이 뚜렷해진 양상이다. 파이코인도 0.96 떨어진 290.3원에 거래되며 조정 국면을 이어갔다.
주요 알트코인 가운데선 리플 XRP와 도지코인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업비트에서 리플 XRP는 전일 대비 0.85 오른 2,864원에 거래됐다. 최근 50일 최저가와 비교해 0.8가량 상승해 단기 저점 대비 반등을 시도하는 흐름이다. 도지코인은 1.55 오른 197원을 기록했다. 12월 15일 저점과 비교하면 약 1.0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테슬라 주가 상승과 로보택시 사업 기대감이 일명 머스크 테마로 엮이며 도지코인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개별 종목별로는 중소형 알트코인의 급등락이 두드러졌다. 업비트에선 리플과 비트코인이 거래를 주도하는 가운데, 그로스톨코인이 34.56 급등하며 시세 상위권에 올랐다. 빗썸에서도 리플과 스테이블코인 테더가 거래 상위를 차지했고, 퓨저니스트와 파이버스 등 일부 코인이 개별 호재를 바탕으로 강한 거래를 동반한 상승세를 연출했다. 대형 코인의 변동성이 줄어든 공백을 틈타 중소형 코인에 순환매가 유입되는 전형적인 개별 종목 장세라는 평가다.
국제 금융시장 여건도 코인 시장의 혼조세를 부추기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6만 4,000명 증가에 그치며 뚜렷한 둔화 흐름을 보였다. 실업률은 4.6로 뛰어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를 가늠하는 10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보합에 머물며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용과 소비 지표가 동시에 식어가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원자재 시장에서도 비관론이 감지된다. 국제 유가인 서부텍사스산원유 WTI는 배럴당 55.27달러까지 급락했다. 통상 유가 급락은 수요 약세 우려를 반영하는 만큼 경기 둔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뉴욕 증시에서는 엔비디아, 테슬라 등 주요 기술주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기술주 중심의 위험자산 선호가 완전히 꺼지지 않으면서 비트코인도 위험 회피 심리와 기술주 동조화 사이에서 방향성을 모색하다가 제한적인 반등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시장 구조 조정 가능성과 연방준비제도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코인 가격 상단을 누를 변수라고 진단한다. 실물 지표 부진이 심화될 경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며 코인 시장에 추가 매도 압력을 가져올 수 있고, 반대로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부각될 경우 유동성 재유입으로 연결될 소지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향후 데이터에 따라 코인 가격이 상하로 출렁일 수 있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대금이 2조 원대 후반으로 줄어든 가운데 발생한 가격 변동은 신뢰도가 낮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량이 얇은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매수·매도 주문에도 가격이 크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공격적인 단기 추격 매수보다 포지션 규모를 줄이는 리스크 관리와 분할 매수 중심의 보수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추가 고용·소비 지표가 발표될 때까지 코인 시장의 관망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함께 제시되고 있다.
당분간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경기 지표와 글로벌 증시 흐름, 연준의 통화정책 기대가 맞물려 변동성을 키우는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거시 경제 변수와 거래대금 흐름을 면밀히 체크하며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