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중도 단일후보 4명 압축”…경남교육감 선거 구도 재편 속도
보수·중도 진영의 교육감 단일화 전략과 지역 교육계 주도권 경쟁이 맞붙었다. 내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남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중도 단일화를 추진해 온 경남교육감 후보 단일화 연대가 1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단일후보 압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남교육감 후보 단일화 연대는 12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차 여론조사를 통과한 보수·중도 성향 경남교육감 후보 4명을 발표했다. 단일화 연대가 제시한 명단에는 권순기 전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김상권 전 경상남도교육청 교육국장, 김영곤 전 교육부 차관보, 최병헌 전 경상남도교육청 학교정책국장 등 4명이 이름을 올렸다. 명단은 가나다순으로 제시됐다.

함께 경쟁했던 권진택 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김승오 전 대통령비서실 교육행정관, 최해범 전 창원대학교 총장 후보는 1차 관문에서 고배를 마셨다. 단일화 연대는 후보별 세부 순위와 지지율 수치는 밝히지 않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이번 1차 여론조사는 여론조사 기관 2곳이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경상남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도민 2553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단일화 연대는 두 기관 조사 결과의 평균값을 산출해 통과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방식, 표본오차와 신뢰수준 등 세부 수치는 이날 별도로 제시되지 않았다.
단일화 과정에서 중도 이탈과 불참도 발생했다. 앞서 단일화에 참여했던 김광섭 경상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과 오경문 전 경상남도교육청 학교정책국장은 중도 사퇴했다. 또 보수 교육계 인사로 거론돼 온 이군현 전 국회의원은 여론조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여론조사 참여를 거부한 뒤 “공개토론과 검증을 거친 후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향후 본선에서 보수표 분산 가능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단일화 연대는 1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남은 후보들을 대상으로 승복 서약서를 받았다. 서약서에는 2차 여론조사 결과에 승복하고 최종 단일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고 단일화 동력을 유지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연대는 이날 1차 결과 발표 직후 비공개 회의를 열고 2차 여론조사 시기와 조사기관 선정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에는 1차 통과자들이 참석해 조사 방식과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단일화 연대는 2차 여론조사를 거쳐 경남교육감 선거에 나설 최종 단일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보수·중도 단일화 구도가 가시화되면서 진보 성향 현직 교육감 및 잠재적 진보 후보들과의 대결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교육감 선거가 정당공천이 없는 무소속 경쟁 구조지만, 이념 성향에 따라 교원단체와 시민사회 조직이 움직이는 만큼 단일화 과정은 지역 교육정책 향배에도 직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과 교육계에선 2차 여론조사 방식과 토론회 개최 여부가 단일후보 경쟁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교육감 후보 단일화 연대는 최종 단일후보 선출 절차를 마무리한 뒤 경상남도교육청 정책 비전과 공약을 단계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