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가뭄 특별대책 필요”…정청래, 춘천·강릉 찾아 예산 대응 점검
가뭄 대응 예산을 둘러싼 지역 현안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맞붙었다. 강원 영동지역 물 부족 사태를 두고 중앙당과 지역 정치권의 이해가 교차하는 가운데, 정청래 대표가 직접 강원 현장을 찾으며 정국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2월 17일 강원특별자치도 춘천과 강릉을 잇달아 방문해 강원 민심을 살피고 가뭄 대응 예산을 점검할 계획이다. 당 지도부가 서울을 벗어나 강원 지역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것은 내년 예산 처리 국면과 내년 이후 선거 지형을 동시에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먼저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다. 강원 지역 현안과 예산 배분 문제, 가뭄 대응 과제 등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당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강원 전역 민생 현황을 공유하고, 중앙당 차원의 지원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정 대표는 춘천풍물시장을 찾는다. 전통시장에서 상인과 시민을 직접 만나 지역 경기 상황과 생활물가, 농수산물 수급 등 민생 전반을 청취하겠다는 취지다. 강원 정치권에선 영동 가뭄뿐 아니라 관광·농업·상권 침체까지 복합적 민생 이슈가 불거지고 있어, 정 대표의 행보가 지역 여론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하고 있다.
정 대표의 일정은 강릉으로 이어진다. 정 대표는 강릉에서 열리는 강릉 물 부족 예산 확보 보고회에 참석해 영동지역 가뭄·물 부족 사태 대응 방안을 집중 점검한다. 보고회에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 꾸려진 영동지역 가뭄·물 부족 사태 해결 특별위원회가 마련한 예산안과 관련 사업 보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정 대표는 보고를 받은 뒤 가뭄 대응 예산 반영 필요성과 정부·여야 협의 방향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앞서 9월 강릉 가뭄 상황을 언급하며 "특별한 문제에는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발언은 가뭄·물 부족 사태를 중앙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중점 관리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졌다.
강원 영동지역은 최근 몇 년간 강수량 감소와 기후변화 영향으로 물 부족 우려가 반복돼 왔다. 이에 따라 상수도 인프라 확충, 광역 상수도 연결, 농업용수 확보 등 다양한 예산 사업이 논의돼 왔으나, 실제 예산 규모와 우선순위를 놓고 지역 내부와 중앙 정부 사이에서 줄다리기가 계속돼 왔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특별위원회를 통해 별도 예산안을 마련하고 현장 보고회를 연 것은, 내년 예산 심사 과정에서 강원 가뭄 대책을 주요 협상 카드로 끌어올리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다만 정부와 여당이 재정 여건과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내세울 경우, 예산 조정 과정에서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정 대표의 강원 행보가 지역 민심 공략 성격도 갖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강원은 최근 여러 차례 선거에서 여야가 치열하게 경쟁해 온 지역이어서, 물 부족과 같은 생활 밀착 현안에 대한 대응이 향후 선거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회는 내년 예산안 처리와 함께 지역 현안 사업 조정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영동지역 가뭄 예산을 포함한 민생 예산 확대를 주장하고 있으며, 여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강원 물 부족 대책을 주요 의제로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