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비둘기파 전환에 위험자산 안도 랠리”…미국, 금리 인하에도 한국 가상자산 거래는 숨 고르기
현지시각 기준 10일, 미국(USA) 워싱턴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자회견이 발표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제히 안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인하와 완화적 메시지가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했지만, 한국(Korea)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거래대금이 소폭 감소하며 관망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현지시각 기준 10일, 연준은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하해 3.50~3.75% 구간으로 낮췄다. 시장 일각에서는 매파적 기조 유지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사실상 부정하고 현재 수준이 중립금리 상단에 근접해 있다고 언급했다. 성명서에 “추가 조정의 시점을 고려할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되며 속도 조절 여지를 남겼으나, 전반적인 메시지는 시장 친화적 신호로 해석됐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고,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지수는 상승 폭을 키우며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 회복을 보여줬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1/1765404774446_820825.jpg)
이번 결정은 그동안 인플레이션 재가열 우려 속에 유지돼온 ‘장기 고금리’ 시나리오에 균열을 내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내년 1분기까지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정책금리 인하 전환은 전 세계 유동성 환경에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높은 변동성을 지닌 가상자산 시장에는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 가격을 지지하는 재료가 되고 있다.
이 같은 거시경제 훈풍에도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열기는 다소 식었다. 코인마켓캡 집계에 따르면 12월 11일 오전 7시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한국 주요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누적 거래대금은 2조 8,691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일 대비 1,094억 원 감소한 수치로, 약 3.7% 줄어든 규모다. 단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연준 이벤트 이후 ‘재료 노출’을 의식한 관망 심리가 겹치면서 거래량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소별로 보면 업비트가 1조 8,249억 원으로 전체의 63.6%를 차지해 한국 내 시장 지배력을 재확인했다. 빗썸은 9,141억 원으로 점유율 31.9%를 기록했고, 코인원과 코빗이 각각 1,046억 원(3.6%), 255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비트코인 현물 거래에서는 여전히 미국 달러(USD)가 86.34%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일본(Japan) 엔화(JPY)가 6.47%로 뒤를 잇는다. 한국 원화(KRW)는 4.31%로 3위에 올라, 명목상 거래대금이 줄었음에도 세계 비트코인 시장에서 의미 있는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가격 흐름에서는 미국 통화정책의 수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12월 10일 1억 3,741만 원으로 전일 대비 0.16% 상승 마감했으며, 최근 24시간 기준으로는 0.24% 올라 1억 3,752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11월 22일 1억 2,733만 원까지 내려갔던 50일 최저가와 비교하면 약 7.9% 상승한 수준이다. 연준의 완화 기조 속에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의 가치 저장 기능이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더 탄력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더리움 가격은 전일 대비 1.22% 상승한 497만 2,000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 회복과 함께 알트코인 대장주로의 자금 유입이 이더리움 강세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탈중앙화 금융(DeFi)과 대체불가토큰(NFT) 생태계의 핵심 기반 자산인 만큼, 유동성 환경 개선 시 상대적으로 빠르게 수급이 개선되는 경향이 반복되고 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반대로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일부 주요 알트코인은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조정 국면으로 들어섰다. 리플 XRP는 전일 대비 2.05% 하락한 3,055원에 마감했고, 24시간 기준으로는 2.24% 내린 3,049원을 기록했다. 10월 말 기록한 고점 3,916원과 비교하면 조정 폭이 확대된 상태지만, 11월 저점 대비로는 여전히 약 4.3% 높은 수준을 유지해 중장기 흐름이 완전히 꺾인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밈 코인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도지코인은 전일 대비 1.82% 하락한 216원에 거래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한때 소셜미디어 이슈와 유명 인사의 언급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했던 도지코인은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력이 둔화된 모습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파이코인 역시 전일 대비 1.87% 하락한 313.5원으로 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일수록 연준 이벤트 이후 차익 실현 압력이 선반영되는 전형적인 패턴이 나타난 셈이다.
국제적으로 보면 미국의 금리 인하는 가상자산뿐 아니라 주식, 회사채, 신흥국 자산 등 전반에 걸쳐 ‘위험자산 랠리’ 재개 기대를 키우고 있다. 다만 각국 중앙은행이 미국과 보조를 맞출지 여부는 여전히 변수다. 금리 차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일부 신흥국 통화와 자산 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요 매체들은 연준의 이번 결정을 두고 “유동성 환경의 방향성이 바뀌는 전환점”이라며, 가상자산 시장이 그 수혜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한국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매수·매도 양 방향의 힘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메이저 코인은 미국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기대감에 지지력을 확보했지만, 리플 XRP와 도지코인처럼 단기간에 급등했던 종목들은 가격 부담이 커지며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거래대금이 3.7% 감소한 점도 단기 추격 매수보다 관망에 무게를 둔 투자자 심리를 반영한다.
연말을 앞두고 글로벌 유동성이 재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개별 코인의 단기 이슈보다 미국 금리 경로, 인플레이션 지표, 위험자산 전반의 자금 흐름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향후 연준의 추가 인하 여부와 속도에 따라 비트코인 등 메이저 코인의 오름세가 강화될지, 알트코인으로 위험 선호가 재확산될지가 가상자산 시장의 다음 국면을 가를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번 통화정책 완화가 가상자산 시장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